정성일 주연 ‘뷰티풀 선데이’
배우 정성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속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으로 더 익숙한 그다. 부자로 태어나 많은 문제를 돈으로 쉽게 해결하고 누군가를 부리는 데 익숙한 하도영을 연기하는 정성일은 신사적인 행동에 내재된 오만함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낸다.
‘한국의 량차오웨이(梁朝偉·양조위)’로 불리며 일약 대세 반열에 오른 그의 본래 주 무대는 대학로다. 2007년 연극 ‘강풀의 바보’로 데뷔한 이후 ‘라이어’ ‘극적인 하룻밤’ ‘6시 퇴근’ ‘미오 프라텔로’ 등 무대에 쉬지 않고 서 왔다. 그를 더욱 가까이서 만나기 위해 대학로를 찾았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4월 2일까지 공연되는 연극 ‘뷰티풀 선데이’는 정진과 희수, 갑자기 집에 들이닥친 은우 등 세 사람이 함께 보내는 어느 평범한 일요일의 이야기다. 정성일은 까칠하지만 연인 희수에게만은 따뜻한 남자 정진을 연기한다. 정진이 침대에서 아침을 맞으며 극은 시작한다. 하도영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귀여운 토끼 모양 안대를 끼고 있다. 그의 침대엔 희수가 아닌 은우가 누워 있다. 은우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정진, 어서 나가라고 소리친다. 자초지종을 알고 보니 정진이 이사 오기 전 이 집에 살았던 은우가 전날 밤 만취해 찾아 들어온 것. 정진은 은우를 내쫓으려 하지만 은우는 좀처럼 나가지 않고 급기야 이 셋은 가까워진다. 극은 세 사람이 각자 간직한 비밀을 하나씩 드러내며 전개된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거기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고,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밀도 높게 표현해 관객의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공연이 열리는 아트원씨어터 3관은 무대와 객석 사이 구분이 없을 정도로 작은 극장이다. 객석 수는 150석 남짓. 배우들의 눈물, 미세한 표정 변화, 떨리는 숨소리까지 그대로 전해지며 정진의 진심이 와닿는다. 영화, 드라마에서는 주로 진중하고 차가운 역할을 하는 정성일의 코믹한 연기도 볼거리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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