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객열차와 화물열차 심야에 충돌
50∼60명 생사 확인되지 않아...피해 늘 듯
승객 상당수 축제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 등 젊은 층
사흘간 국가애도 기간 선포...교통부 장관 사임
그리스 중부에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생한 열차 충돌 사고로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85명이 다쳤다. 50∼60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인명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자정 직전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으로 380㎞ 떨어진 중부 템페 인근에서 여객 열차가 마주오던 화물 열차와 정면 충돌해 열차 여러 량이 탈선하고 최소 3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여객 열차는 수도 아테네에서 출발해 북부의 제2 도시 테살로니키를 향하고 있었으며, 승객 342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화물 열차는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고 있었다. 사고 당시 여객 열차는 지하터널을 막 벗어나 고속으로 주행하던 중 마주 오던 화물열차와 정면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타스 아고라스토스 테살리아 주지사는 "1호차와 2호차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3호차는 탈선했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사고로 현재까지 40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부상자 85명 중 66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6명은 중태에 빠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현장에서 구조 및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공영방송 ERT는 50~60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한 현지 경찰은 라리사 역장을 과실 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리사 역장이 여객열차 기관사에게 선로 변경을 잘못 지시해 두 열차가 같은 선로를 운행하면서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교통장관은 이번 열차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카라만리스 교통장관은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업무를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에서 교통장관직에서 사임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정부는 오는 3일까지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해당 기간 공공 건물에 조기를 계양하기로 했다.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당국은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상당수가 주말 기간 축제를 즐기고 돌아오던 대학생들이었다고 말했다. 열차의 네 번째 차량에 타고 있었다는 한 10대 승객은 버스에서 내리고 나서 현지 기자들에게 "사고 당시 급제동이 걸리는 것이 느껴졌고 불꽃이 튀면서 열차가 급정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탄 칸은 탈선하지 않았지만 앞 차들이 탈선해 부서졌다"며 "첫 칸에서는 불이 났다"고 말했다. 그는 유리창을 가방으로 깨고 가까스로 탈출했다고도 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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