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의 하방 압력이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시장의 결정적 변수인 ‘무역수지’와 ‘미분양 주택’ 문제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까지 나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5년 만에 12개월 연속 적자(산업통상자원부 2월 수출입동향)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전체 수출액은 501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5%나 하락했지요. 주력 상품인 반도체가 42.5%나 급감했고, 대중 수출도 24%나 떨어졌습니다.

미분양 주택은 ‘10만 가구 돌파’ 초읽기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부동산 규제가 풀렸는데도 미분양 주택이 7만5000가구(1월 기준 국토교통부 집계)를 넘어섰기 때문이지요. 주택업계와 전문가들은 상반기 중 미분양 주택이 10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지요. 지난 1월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의 청약·대출·전매제한 등의 규제를 풀면서 미분양 감소를 기대했던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서는 금융 규제를 더 과감하게 풀어야 합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가계 부채 때문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대폭 풀기도 힘들지요.

무역수지 적자와 미분양 주택 급증 사태에 이어 부동산 시장의 더 센 한파인 ‘PF 부실화’ 문제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상당수 금융사의 PF 대출 이자가 15%선으로 굳어지면서 대부분의 PF 사업장이 개점휴업 상태이지요. 실제로 PF 사업장은 지금 아우성입니다. 대우건설이 최근 440억 원을 물어 주면서 PF 사업을 ‘손절’했는데도 ‘합리적 판단’이라고 할 정도지요. 부동산 개발업계에서는 확실한 지급보증이 없는 PF 사업장의 채무 불이행 사태가 가시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는 PF 사업장이 부동산 경착륙을 앞당길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올해 들어 대내외 경제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한 미국의 반도체·자동차 자국 생산 압박은 더욱 강해지고 있고, 미·중 패권 경쟁은 더 심해지고 있지요.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요.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무역수지가 더 악화할 것임을 의미합니다. 이런 때일수록 부동산 실수요자(투자자)들은 ‘찔끔 내린 대출금리’보다 수출과 물가 등의 경기 지표를 주시해야 합니다. 금리 인상이 끝나간다는 시그널이나 ‘급매물’ ‘저가 매물’ ‘경매 낙찰 기회’ 등은 유혹의 그림자(소리)일 가능성이 큽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 기대는 시기상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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