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방정책 지우기’ 국방혁신 4.0으로 군구조 유·무인체계 재설계
그물망식 ‘킬웹(Kill Web)’ 도입…‘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 개념도
병역자원 감소 등을 4차산업혁명 기술로 보완……AI로봇 GP·GOP 경계
군 당국은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그물망식 ‘킬웹(Kill Web)’ 방식으로 사전에 교란·파괴할 수 있는 군 작전개념을 공식 도입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로봇 등 무인전투체계를 최전방에 배치해 GP(비무장지대 소초)와 GOP(일반전초) 경계작전을 맡기는 체계가 구축된다. 국방부는 3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방혁신4.0 기본계획’을 재가받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4.0 기본계획은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작성한 국방기획체계 상의 기획문서로서, 국방기획지침과 합동군사전략서,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 국방중기계획서 작성에 기준을 제공한다. 지난 2019년에 발간된 ‘국방개혁2.0 기본계획’을 대체하는 것으로 ‘문재인 정부 국방정책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국방부는 병역 자원 감소에 따른 어려움을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대폭 보완, AI과학기술강군을 육성하겠다는 ‘국방혁신 4.0’의 목표를 제시했다.
4.0 기본계획에 따르면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되는 대표적 군사혁신이 ‘킬 웹’(Kill Web) 개념 발전이다.
특히 ‘킬 웹’은 단선형인 현행 ‘킬 체인’(Kill Chain·발사전 탐지·타격)과 달리 그물망처럼 촘촘한 표적 처리 절차를 세움으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체계의 가동 전후에 교란 및 파괴할 수 있는 작전운용개념이다. 사이버작전 등을 이용해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수단 및 지휘체계를 공격해 무력화한다는 개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축체계의 킬체인은 최정상 지휘자가 발사단계에 따라 모든 것을 결심하지만 ‘킬 웹’은 거미줄 같은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해 다수 중간 지휘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표적 타격수단을 중간에 더 적합한 것으로 변경하는 등 합동성을 발휘해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킬 웹은 기존 한국형 3축체계(킬체인·KAMD·KMPR)의 한 축을 이루는 킬 체인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며 3축체계를 더 강화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7년 3월 미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이라 불리는 사이버 교란 작전을 통해 북 미사일의 잇따른 실패를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발사 단계보다 왼쪽에 있는 준비 단계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시스템을 교란한다는 의미에서 이런 명칭이 붙었다. 제한적이고 폐쇄적인 북한 인터넷망 특성상 사이버전 위주의 전략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사이버전+전자전, 즉 사이버전자전 전략이 필요하다. 북 핵탄두 미사일 발사 통제 등 지휘통제망에 대한 접속은 전자전으로 해 전자파에 사이버 악성코드나 해킹 프로그램을 실어 보내고, 접속 후 효과(무력화)는 사이버전으로 달성해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는 것이다. 최근 국방부가 주최한 ‘국방혁신 4.0’ 세미나에서도 김선호 예비역 중장(전 합참 전력기획부장)은 기존 3축 체계에 사이버전자전, 심리전 등 정보작전을 수행하는 비물리적 수단을 결합한 ‘신(新) 3축 체계’를 제안한 것과 엇비슷한 개념이다.
국방부는 AI 기술과 관련, 최전방 GP 및 GOP나 해안 및 후방 주요기지에 유무인 복합체계를 활용한 경계작전개념을 발전시키고 연내 시범부대를 운용하기로 했다. 기술발전 추세를 고려해 1단계는 원격통제형 중심에서 2단계는 반자율형 체계 시범, 3단계는 반자율형 체계 확산 및 자율형 체계 전환 등 단계적 계획도 마련했다. 국방부는 우주와 사이버, 전자기 영역에서 군사적 활용도가 높아지는 점을 감안해 우주무기체계와 전자기스펙트럼 작전 개념 등을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이 같은 첨단기술 접목을 뒷받침하기 위해 현재 국방예산의 9% 수준인 국방 연구개발(R&D) 예산을 2027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의 국방혁신단(DIU)를 본 딴 한국형 DIU를 신설해 민군 협력 생태계를 조성하거나 국방AI센터 창설 등 기술 발전에 많은 강조점을 뒀다.
국방혁신4.0 기본계획에 이 작전개념이 공식화되면서 관련 대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 징후가 명백히 식별된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형 3축체계의 운영개념과 작전수행체계를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또 합동작전 개념은 유·무인 복합체계와 신개념 무기체계 운용을 반영하고, 최단기간 내 최소 피해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AI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전 영역 통합작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GP·GOP, 해안·해상 및 후방의 주요기지에 대해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를 활용한 경계작전 개념을 발전시키고, 이를 위한 시범부대를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미래 안보환경에 부합하는 군사전략과 싸우는 방법을 정립하고, 새로운 체계에 대한 작전개념을 선도적으로 발전시키겠다”면서 “군사전략은 전방위적인 복합 안보위협과 미래 전장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이고 통합적으로 대비 및 대응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AI 기반 첨단전력 단계적 확보 계획도 제시했다. 국방부는 1단계는 원격통제형 중심, 2단계는 반자율형 체계 시범, 3단계는 반자율형 체계 확산 및 자율형 체계 전환으로 구분해 추진하겠다면서 “무인체계를 효율적으로 전력화하기 위해 네트워크 연동·표준 및 보안·암호체계, 드론 통합관제체계를 구축하고, 필요한 주파수를 확보하고 활용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반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작전사령부급 이하의 부대 구조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중심으로 재설계한다. 국방부는 “한국형 3축체계와 AI 기반 경계체계 운용능력을 고려하여 부대개편 시기를 검토하고, 다양한 전략·작전적 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여 무인기 등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병력구조는 미래 병역자원 감소에 대비하여 작전소요와 병력공급의 균형이 가능하게 적정 수준의 상비병력 규모를 판단하고 효율적인 구조로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AI 기반의 고성능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체계 개발 및 운용을 위해 양질의 국방데이터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국방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초고속 및 초연결 네트워크를 구축해 데이터 전송용량 부족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구축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국방 AI 분야를 전담하는 국방AI센터의 창설 및 발전을 위한 법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2027년까지 국방 R&D 예산을 국방비의 10% 이상 수준으로 확대해 양자, 에너지, 극초음속 등 10대 분야, 30개 국방전략기술을 선정하고 이를 위한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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