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이관 프로그램 오류
일부 민사재판 등 기일 변경
준비 부족·안이한 대응 지적


초유의 전국 법원 전자 시스템 마비 사태가 2일 오후 늦게 정상화됐지만, 일부 법원 시스템은 주말에나 복구가 될 예정이어서 재판 차질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원·부산회생법원의 데이터 이관 작업에서 발생한 프로그램 오류가 주된 이유지만 사전에 충분히 준비 시간이 있었는데도 법원이 안이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까지 예정돼 있던 수원·부산회생법원 개원 관련 데이터 이관 작업이 지연돼 오후 11시쯤까지 재판사무 및 전자소송시스템 이용이 중단됐다. 각급 법원 홈페이지 사건 검색, 공고, 판결서 인터넷 열람 등 재판사무 일부 서비스와 재판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열람하는 전자소송 홈페이지 전체 서비스 등이 제한됐다. 또 일부 민사재판은 기일이 변경되는 등 재판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 같은 법원 시스템 마비는 2002년 재판 업무 전산화 이후 처음이다.

법원의 오락가락한 입장 발표가 혼란을 가중시켰다. 전자 시스템이 마비되자 각급 법원 등은 전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오후 1시까지 복구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후 복구 예정 시간이 더 미뤄졌다. 시스템 복구가 늦어지자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재판사무 및 전자소송시스템을 이용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전자 시스템 중단의 원인은 데이터 이관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다. 김 처장은 “데이터 이관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프로그램적인 오류 등으로 인하여 목표 시간까지 이관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게 됐다”며 “전체 데이터 7억7000만 건 중 6억4000만 건을 이관 완료하였고 17% 정도가 이관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옮기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도 충분한 시간을 갖고 프로그램 오류 가능성을 감안한 세심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가 데이터 이관 작업에 따라 이날도 일부 재판 차질이 예상된다. 앞서 법원은 수원·부산회생법원 개원을 맞이해 지난달 28일 오후부터 수원지법·부산지법 회생·파산 사건 데이터 이관 작업에 들어갔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
이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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