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 디지털융합센터 가보니
실제 배 내부 구조 그대로 구현
가로·세로 선박 2척 놓인 모습
날씨·국가 등 데이터 입력해 조정
선박 통합 솔루션 구축 연구 진행
지능형 오션 모빌리티 기술 개발
성남=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디지털융합센터는 HD현대의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한 출발점이자, 글로벌연구개발센터(GRC)의 심장부입니다.”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판교 GRC 신사옥. 6층 시험실 공간에 자리한 661㎡(약 200평) 규모의 디지털융합센터에 들어선 순간 ‘역 기역(ㄱ)자’ 형태의 사무 공간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HD현대 관계자는 “선박 내부 구조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곧게 뻗은 형태의 사무실 구조를 완성했다”며 “가로와 세로로 선박 2척이 놓여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배의 앞부분, 선수(船首)에 해당하는 버추얼 브리지부터 엔진 컨트롤, 크루 어시스턴스 파트가 순서대로 배치돼 있었다. HD현대는 이곳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이 연구와 검증을 거쳐 솔루션으로 탄생하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융합센터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선 HD현대 및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에서 HD현대의 미래 비전으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에서 HD현대로 사명을 바꾼 것도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품어 조선·해양산업의 미래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HD현대는 ‘오션 모빌리티’와 ‘오션 와이즈’를 세부 전략으로 앞세워 미래 바다를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션 모빌리티는 선박 건조 단계부터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해 지능형 선박으로의 혁신을 이루고, 오션 와이즈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바다에 예측 가능한 해양 공급망을 구축하는 개념이다.
지난 2017년 울산에서 231㎡(약 70평) 규모의 ‘힐스센터’로 출범한 디지털융합센터는 2019년 성남 사이버네틱스 연구실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규모와 기능이 대폭 확대됐다. 디지털융합센터는 힐스 기술을 기반으로 선박 제어와 디지털 제품을 실증하는 ‘디지털 R&D 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동시에 2척의 가상 선박 테스트를 할 수 있고, 1일 이내에 추가로 1척의 선박 교체 시험도 가능하다. 시선을 잡은 버추얼 브리지는 55인치 모니터 11개를 이어붙인 초대형 스크린과 함께 방향키 등 실제 선박을 조종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스크린이 워낙 커서 파도가 치면 몸이 함께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날 울산 장생포항을 완벽하게 구현한 환경 속에서 배가 움직였다. 입력된 데이터를 활용해 날씨, 국가 등도 조정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가상시험은 지난해 HD현대가 세계 최초로 대형상선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이라는 꿈을 이루게 하는 동력이 됐다. 해상에서 이뤄지는 시운전 기간을 줄일 수 있어 비용도 최대 30%까지 절감된다.
현재 디지털융합센터에서는 항해 제어뿐 아니라 전기추진 제어, 엔진 제어 등 선박 통합 솔루션 구축을 위한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류승협 한국조선해양 디지털연구랩 상무는 “통합 알람 관제에서 통합 제어 및 관제, 자동화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이제 선박은 ‘정교한 소프트웨어’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가상 시운전 기술 등은 자율운항 선박의 도입을 가속화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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