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농도를 낮게 처리해 해양에 방류하려 한다. 처리했다고 하지만 상당한 양이 방류되고 이는 주변국 및 환경단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처리된 오염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중수소는 원자력 시설 운영 등을 통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우주방사선 등에 의해 지구상에서 자연적으로도 생성된다.

일반인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깨끗한 바닷물에 삼중수소를 갖다 버린다는 것인데 사실 바닷물은 이미 삼중수소가 꽤 들어 있다. 태양에서 나오는 강한 에너지의 입자들이 성층권에서 공기 분자와 만나 삼중수소가 끊임없이 만들어진 뒤 대부분 비로 내리고 강물로 흘러 바닷물에 흘러들어 가기 때문이다. 한강, 낙동강 등 강물에는 ℓ당 1∼2베크렐(㏃)의 삼중수소가 들어 있다. 우리나라 인근 바다는 바닷물로 희석되어 강물의 10분의 1 농도인 ℓ당 0.1∼0.2㏃이 들어 있다. 서울 시민의 소변에서 삼중수소를 측정하면 ℓ당 1∼2㏃이 나오는데 이는 강물의 농도와 비슷하다. 삼중수소는 우리 몸에 물 형태로 들어오고 대부분 몸에 남지 않고 소변으로 배설되기 때문이다. 지구에는 매년 5경∼7경㏃의 삼중수소가 자연에서 만들어진다. 일본이 방류하겠다는 삼중수소의 양은 연간 22조㏃ 규모로 자연에서 계속 발생하는 양의 약 2500분의 1이다.

삼중수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은 투과력이 약해 피부를 통과할 수 없다. 인체 영향은 외부 피폭이 아닌 흡입·섭취로 인한 내부 피폭으로 한정된다. 같은 농도의 경우 내부 피폭으로 인한 영향은 삼중수소가 세슘의 약 700분의 1 수준이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등에 따르면, 섭취로 인한 핵종별 인체 선량 환산계수는 세슘137(1.3×10-5밀리시버트(m㏜)/㏃)이 삼중수소(1.8×10-8m㏜/㏃)의 722배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몸에 들어 있는 삼중수소의 인체 영향은 연간 0.00001m㏜이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자연방사선 피폭량인 5m㏜의 50만분의 1 수준이다. 또한, 지난 2월 16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공동으로 수행한 일본 오염수 방류에 의한 삼중수소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 발표에 따르면, 일본이 삼중수소를 연간 22조㏃로 매년 방출할 경우 2년 후 ℓ당 0.0000001㏃의 농도로 국내에 유입되고 10년 후에는 ℓ당 약 0.000001㏃ 농도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조사한 2021년 국내 해역 평균 삼중수소 농도(0.172㏃/ℓ)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삼중수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든 태양에서 오든 유래가 중요하지 않고 양이 중요하다. 일본이 방사능에 오염된 처리수를 방류하는 것은 괘씸하지만 이로 인한 과도한 공포는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일 일본이 국제 여론에도 불구하고 방류를 감행한다면 우리는 공포가 아닌 현명한 대처를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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