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갱외 주변지에서 근무해도 업무 관련성 인정돼" 근로복지공단 "경비원 근무는 탄광 분진 노출과 무관" 주장 배척
탄광에서 경비 업무를 하다 폐암으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가 인정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3부(부장 박정대)는 폐암으로 사망한 탄광 노동자 송모 씨의 부인 A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송 씨는 1962년부터 2곳의 탄광에서 총 26년 6개월 간 경비원과 채탄부로 근무한 뒤 1989년 11월 퇴직했다. 이후 송 씨는 16여 년이 지난 2016년 1월 폐암을 진단받고 투병하다 같은 해 8월 사망했다. 송 씨 부인 A 씨는 송 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같은 해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송 씨가 대부분 기간을 직업적 분진 노출과 무관한 경비원으로 근무했다며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2021년 유족급여 등의 지급을 한 차례 더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같은 취지의 거부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송 씨가 수행한 분진 작업과 사망 원인인 폐암 사이 상당한 인과관계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송 씨가 최대 6년 간 갱내에서 채탄작업을 수행했다고 인정하며 "폐암 환자에게 적어도 2~3년간 갱내 작업 이력이 있다면 의학적으로 폐암의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의 요건은 갖춘 것이라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송 씨가 최소 20년 간 갱외 주변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점을 근거로 "폐암의 업무 관련성을 쉽게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탄광 갱도와 다소 거리가 있는 인근 마을 주민까지 다른 곳에 비해 폐암 발병률이 10배 이상 증가하였다는 통계 자료를 인용하며 "송 씨가 그보다 훨씬 가까운 탄광 주변에서 경비 업무를 수행한 기간을 일률적으로 고려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