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근로시간을 유연화하는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해 ‘노동개혁의 출발점’이라며 적극 지지했다.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은 없고, 사업주의 이익만 있다”고 비판했다
경총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개정안이 주 단위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확대하는 등 근로시간의 유연성과 노사선택권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특히 이번 개정안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낡은 법·제도를 개선하는 노동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주 단위 연장근로 제한 등 획일적·경직적 근로시간제도로 인해 업무량 증가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나 ‘워라밸’ 요구 확대에 따른 다양한 시간 선택권이 제한돼 온 어려움이 해소되길 기대한다”며 “연장근로 관리 단위 변경은 연장근로 총량 내에서 주문량 증가, 업무량 폭증 등 업무집중이 필요한 경우에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극단적 사례를 들어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거나 근로자 건강권을 해친다는 노동계 주장은 기우(杞憂)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정부 개편안으로 연장근로 단위 기간 선택지가 넓어지면서 업종 특성과 현장 상황에 맞는 근로시간 활용이 가능해져 납기준수와 구인난 등의 경영 애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다만 근로시간 유연화 조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근로자 건강권 보호조치를 노사가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이번 개편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에 대해 “5일 연속 아침 9시 출근, 밤 12시 퇴근해도 합법”이라며 휴식권에 대한 대책이 허술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과로사 조장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제시한 11시간 휴식시간 보장마저 빼놓고 아침 9시에 출근해 밤 12시에 퇴근하는 노동을 5일 연속으로 시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1주 최대 64시간’ 옵션을 선택하면 아예 연속휴식을 부여하지 않아도 되기에 1개월 단위로 환산해 특정 주에 몰아서 적용하면 월∼금 내내 9시 출근 24시 퇴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 최대 69시간 혹은 64시간 근로가 보편화될 경우 근로자의 건강권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2월 열렸던 근로시간제도 개편 대국민 토론회 등에 불참하며 근로시간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