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한전 등 16개 기업

정부가 ‘제3자 변제’ 방식을 뼈대로 하는 일본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발표하면서 한·일 청구권협정 당시 수혜를 입은 기업들이 피해자 배상금 재원 마련에 뜻을 같이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6일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대한 기부금 출연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공식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대표적인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으로 지난 2012년 강제징용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공헌금 100억 원을 내기로 결정했다. 포스코 전신인 포항종합제철에 청구권협정 체결로 정부가 받은 5억 달러 중 24%에 해당하는 1억1948만 달러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016년과 2017년 30억 원씩 총 60억 원을 재단에 출연했다. 이번에 정부 요청에 따라 남은 40억 원을 추가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송배전시설 확충에 366만 달러의 청구권협정 자금을 지원받은 한국전력공사는 “정부가 기부금 출연 요청을 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회사 방침을 정하겠다”고 했다. KT&G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 과정을 신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청구권협정 자금의 수혜를 입은 기업과 공공기관은 포스코, 한전, KT&G를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외환은행, KT, 한국수자원공사 등 16개다.

일본 피고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상대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한 피해자 14명이 받아야 할 배상금은 현재 약 37억62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포스코가 40억 원을 출연할 경우 배상 가능한 규모다. 다만 현재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배상금까지 고려하면 향후 청구권협정 수혜 기업들의 추가적인 출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식 요청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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