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4.8%

정부 “공공요금 안정적 관리”
3월 물가 상승폭 떨어질 가능성
중국 리오프닝 따른 시장 추이 촉각


소비자물가지수가 10개월 만에 4%대 상승으로 하락하는 등 고공 행진하던 물가가 최근 국제유가 안정세에 힘입어 둔화세를 나타냈으나, 전기·가스·수도요금이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동결을 목표로 삼은 공공요금 관리에 사활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2023년 2월)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4.8%로 전월(5.2%) 상승률보다 0.4%포인트 떨어졌는데 국제유가의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 배럴당 16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월 90달러를 돌파한 뒤 같은 해 6월 120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 WTI는 70∼8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석유류 가격(-1.1%)은 지난 2021년 2월(-6.3%) 이후 2년 만에 떨어지며 물가 하락을 견인했다. 경유(4.8%)·등유(27.2%)는 올랐지만, 휘발유(-7.6%)와 자동차용 LPG(-5.6%)가 내렸다.

이를 근거로 정부와 주요 기관들은 물가 둔화 흐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부문별로 불안 요인이 남아 있지만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향후 물가는 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 기조하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3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이후에도 소비자물가는 연중 목표 수준(2%)을 웃도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전기·가스·수도요금이 2010년 이후 역대 최고 상승률(28.4%)을 달성한 데 이어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목소리가 많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중국 경제활동 재개로 국제 원자재 상승 움직임이 있어서 물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4%대에 진입하는 등 안정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안정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누적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식품·서비스 등 수요품목의 가격 불안 요인이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세원·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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