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연 ‘보증금 포함 부채’ 분석

지난해 2925조3000억 기록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 156%
최근 5년간 700조 넘게 증가


기존 가계부채 국제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전세보증금을 반영하면 지난해 한국의 가계부채가 3000조 원에 육박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수치 자체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 국가 중 1위에 속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6일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추정 및 시사점’ 자료를 통해 “2017∼2022년 기간에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국내 가계부채가 700조 원 이상 증가해 2925조3000억 원 수준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전세보증금 부채와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 초과)보증금 부채의 합으로 보는 방식으로 전세보증금 규모를 추정했다. 그 결과 전세보증금 규모는 2017년 말 770조9000억 원에서 2022년 말 1058조3000억 원으로 5년 만에 287조4000억 원(37.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금융기관 대출 등을 합치면 가계부채 총규모가 3000조 원 수준에 달한다. 전세보증금을 포함한 가계부채 규모는 5년간 31.7% 증가했다. 한경연은 2020∼2021년 임대차 3법 시행 등으로 전세금이 급등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생계비 마련을 위한 대출이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증가 폭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5.8%로, 통계 확보가 가능한 OECD 31개국 중 4위이나 전세보증금을 포함하면 156.8%로 높아져 수치 자체로는 31개국 중 1위가 된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다만 다른 국가의 전세보증금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소득에서 각종 세금과 부담금 등을 제외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전세보증금 반영 전에는 206.5%이나, 전세보증금을 포함하면 303.7%로 급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경연은 정책 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 자금 공급 억제책을 쓰고 있지만 리볼빙, 현금서비스 등 규제권 밖의 고금리 대출이 오히려 증가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부채의 절대 규모가 상당하고 높은 변동금리 비중 등 질적 수준도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추 실장은 “자산시장 연착륙으로 대출 수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규제 개혁, 세제 개선 등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가계소득 증진과 금융방어력 확충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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