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지원활용부 주임
비색(翡色)의 예술품으로 고려를 대표하는 상징물로 손꼽히는 고려청자는 18세기 조선 시대부터 수장(收藏)과 감상의 대상이 됐다. 왕실의 외교 선물로도 해외에 전해진 고려청자는 외국인 선교사를 비롯해 다수의 외국인이 수집하는 충분한 동력이 됐다. 벨기에왕립예술역사박물관(Belgium Royal Museums of Art and History Bruxelles) 소장 청자상감물가풍경무늬병(靑磁象嵌蒲柳文甁·사진·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도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된다. 1888년 조선에 파견된 최초의 주(駐)조선 프랑스 공사(公使)인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1853∼1922)의 수집품 중 하나로, 다른 소장처를 거쳐 1946∼1947년 사이에 벨기에왕립예술역사박물관의 소장품이 됐다.
이 병은 동체를 세로로 6개 구획으로 나누고 그 안에 버드나무와 연화문을 번갈아 새겨넣었다. 구연에서 어깨에 이르는 부분은 국화인화문(菊花印花紋)을 흑백상감으로 장식했다. 높이 36㎝로 고려 시대 청자병들 가운데 큰 편에 속하는데, 번조(燔造) 과정에서 동체 절반 정도가 산화돼 황록색을 띤다. 상감문양과 기형, 유색 등에서 고려 후기 청자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고, 한국 도자기의 해외 전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조선에서 수집되고 파리에서 전시한 후 벨기에의 한 박물관에 소장된 이 병은 2020년 재단의 지원으로 국내에서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국립고궁박물관과 벨기에의 소장기관에서 전시된 바 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이 보존·복원 처리를 통해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은 우리 문화재를 보는 즐거움과 함께 국외 소재 한국 문화재의 보존 및 활용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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