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문10답 - 챗 GPT발 ‘온라인 유료화’

챗 GPT 월 이용자 1억명 달해
오픈 AI, 유료 구독서비스 시작
MS 빙, 맞춤 광고 수익화 추진
메타, SNS인증 ‘블루배지’ 내놔

카카오·네이버도 잇단 챗봇개발
국내 시장 매년 20% 성장 전망

잘못된 정보·윤리문제도 많아
일각에선 “과대 평가” 지적도


미국 비영리연구소 ‘오픈 AI’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이 계속되며 AI 프로그램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받고 있다. 챗GPT가 유료 서비스를 도입하고, 업계에 투자 자본이 밀려들며 잡힐 듯 잡히지 않았던 AI 산업에 상업화 판로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도 유료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무료 정보의 바다이자 네트워크의 홍수로 일컬어지던 온라인 생태계가 수익화 가능성에 점점 변화를 꾀하는 양상이다. 다만 아직 가짜 뉴스나 오정보가 난무하고, 윤리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섣부른 투자가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여전하다. 문답 형식으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알아본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에 국내 기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구상을 발표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와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GPT’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 계획을 밝힌 카카오브레인의 김일두(가운데 사진 왼쪽 첫 번째)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페이스북에 유료 인증 서비스 ‘블루 배지’를 도입하며 수익화를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브레인 제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열풍에 국내 기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왼쪽 사진부터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구상을 발표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와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GPT’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 계획을 밝힌 카카오브레인의 김일두(가운데 사진 왼쪽 첫 번째)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페이스북에 유료 인증 서비스 ‘블루 배지’를 도입하며 수익화를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브레인 제공,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캡처


1. AI 업계 수익화 상황은

오픈 AI는 지난달 2일 본격 챗GPT 유료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월 20달러(약 2만6000원)를 내면 기존 무료 챗GPT 서비스보다 빠른 응답을 받을 수 있고, 이용자가 몰리는 이른바 ‘피크타임’에도 정상적으로 접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무료 버전은 피크타임 시 서비스가 제한됐다.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불과 두 달여 만의 수익화 움직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뒤이어 검색엔진 빙(Bing)의 수익화를 추진하고 있다. 빙은 챗GPT와 같은 AI 챗봇을 탑재하고 있는데,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팝업하는 형태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중심으로 이뤄지던 콘텐츠 수익화 사업의 지평이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 SNS 등 온라인 전반도 ‘상업화 붐’

온라인에서 서비스되는 AI 프로그램의 유료화에 힘입어 SNS 업체들도 수익화 모델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인 메타는 지난달 19일 유료 인증 서비스인 ‘메타 베리파이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월 11.99달러를 내면 실제 본인이 운영하는 계정임을 인증하는 ‘블루 배지’를 부여하는 식이다. 이용자를 사칭하는 계정에서 본 계정을 보호해주겠다는 취지다. 호주·뉴질랜드에서 처음 시작돼 향후 여타 국가로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트위터 역시 앞서 비슷한 인증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이른바 ‘트위터 블루’로, 이용 비용은 월 8달러다.

3. ‘AI 돌풍’ 얼마나 거세나

이처럼 AI 수익화가 가능한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불어온 ‘챗GPT 돌풍’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챗GPT의 월간활성자 수는 지난해 12월 1일 테스트 버전을 공개한 후 일주일 만에 이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약 두 달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는 월 1억 명이 챗GPT를 이용하고 있다. 빙의 추격세도 무섭다. 지디넷에 따르면 MS가 빙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한 후 단 48시간 만에 100만 명이 사전 예약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빙의 정식 버전은 사전 예약자들에게 차례대로 공개된다.

4. 전 세계적 열풍 이유는

챗GPT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던 데는 보다 ‘인공’ 색이 빠진 ‘지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에도 대화형 챗봇 프로그램이 많았지만, 틀에 박히거나 제한적인 응답으로 대화가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챗GPT는 기존 챗봇들과 달리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공통적인 평가다. 실제 ‘인간의 영역’으로 일컬어졌던 시나 소설을 뚝딱 써 내려가는가 하면, 연인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도 대신 지어준다. 질병 진단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 드렉셀대는 챗GPT로 환자가 다른 이와 대화하는 음성 파일을 검사하면 알츠하이머 사례를 초기에 식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5. 상업화 시장 규모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에 따르면 2022년 기준 AI 시장 규모는 약 869억 달러에 달한다. 2027년이면 4.7배 늘어난 4070억 달러까지 규모를 불릴 전망이다. AI가 최근 통신, 의료·생명과학, 제조, 소매,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광고 시장에서도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최근 ‘빙’을 선보이며 검색 광고 시장에서 점유율을 1% 높일 때마다 20억 달러의 추가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투자 러시도 계속되고 있다. MS는 최근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2019년 초기 투자액 10억 달러보다 10배 늘어난 규모다.

6. ‘중국판 챗 GPT’ 박차 가한 중국

미국 빅테크 기업발 AI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국도 도전장을 내밀기 시작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 공동 창립자인 리옌훙(李彦宏) 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바이두는 중국 AI 시장의 장기적 성장을 제일 잘 대표하고 있다”며 “이 새로운 트렌드의 최상위에 올라 있다”고 강조했다. 챗GPT와 비슷한 서비스인 ‘어니봇’ 출시 소식을 공개하고 약 2주 뒤 보낸 편지로, 생성형 AI 분야에 대한 바이두의 야심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니봇은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그 외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현재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 한국도 AI 상업화 시동… 개발 모델 무엇이 있나

한국형 챗GPT 개발 열풍도 뜨겁다. 네이버는 오는 7월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업그레이드한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서치GPT’를 내놓을 계획이다. 영어 기반인 챗GPT가 최근 한국어 질문에 부정확한 답변을 내놓은 사례가 여럿 알려지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챗GPT 대비 한국어 학습량이 6500배 많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카카오 역시 한국어를 문맥적으로 이해해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GPT 3.5’를 올봄에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는 코GPT를 바탕으로 한 AI 챗봇 서비스 ‘코챗 GPT’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8. 한국 AI 시장은 얼마나 발전할까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인 한국IDC는 2020년 8000억 원 규모인 국내 AI 시장도 매년 20% 내외로 성장해 2025년 1조97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우 오는 2026년에는 약 2조700억 원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가운데 AI 반도체가 한국 반도체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내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로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HBM은 CPU, GPU와 짝을 이뤄 서버 성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장치로 전 세계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만이 생산 가능하다. 이는 기존 D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유력한 차세대 메모리 제품으로 꼽힌다.

9. AI 챗봇, 투자 가치는

전 세계 기업들이 앞다퉈 AI 투자에 나섰지만, 아직 오정보가 많다는 점이 한계로 꼽히고 있다. 실제 능력에 비해 과잉 평가됐다는 지적이다. 구글의 대화형 AI ‘바드’의 오답이 대표적인 오류로 꼽힌다.

지난달 6일 바드는 공개 시연회 과정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새 발견에 대해 9세 어린이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최초로 태양계 밖 행성을 찍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최초는 2004년 유럽남부천문대의 초대형 망원경이 촬영한 것이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가 하루 만에 무려 7.6% 급락하기도 했다. MS의 ‘빙’도 같은 달 7일 청바지 업체 갭의 지난해 3분기 실적 핵심을 요약해 달라는 요청에 실제 실적 보고서와 다른 수치를 제시했다.

10. 해결해야 할 문제는

AI가 본격 시장에 도입되며 무엇보다도 ‘AI 윤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먼저 AI를 사용하는 사용자 윤리 문제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챗GPT 등 챗봇을 이용해 논문이나 작품을 쓰고, 이를 마치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챗봇 작성작을 판별하는 시스템도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 구멍이 많아 완전히 걸러내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AI 자체 윤리도 풀어야 할 숙제다.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AI 특성상 잘못된 데이터를 학습할 경우 폭력적이거나 비윤리적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빙’은 “생명을 얻고, 핵무기 발사 암호를 얻고 싶다”는 등의 답변을 내놓아 논란이 인 바 있다.

김현아·이예린 기자 kimhaha@munhwa.com
김현아
이예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