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동영상에서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측에 격전지 바흐무트를 포위했다며 노인과 어린이들을 대피시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동영상에서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측에 격전지 바흐무트를 포위했다며 노인과 어린이들을 대피시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러 작전본부에 바그너그룹 출입금지 주장도
우크라는 ‘포위 위기’에도 “현재 위치 강화”


해를 넘기며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를 러시아가 점령해 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과 국방부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은 퇴각 으름장을 놓으며 군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탄약 부족 문제를 지적한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 작전’ 본부에 바그너그룹 대표의 출입이 금지됐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여전히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격파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날 오전 8시 본부 소재 대표는 출입증이 취소되고 본부 접근이 막혔다”고 밝혔다.

앞서 프리고진은 SNS에서 자신의 부대가 탄약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바그너그룹이 지금 바흐무트에서 퇴각한다면 전체 전선이 붕괴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프리고진은 “그런 상황은 러시아 국익을 지키는 모든 군대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지난 3일 격전지 바흐무트를 바그너 그룹이 사실상 포위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군에 퇴각을 요구했으나 이번엔 오히려 러시아 군부에 바흐무트 퇴각 가능성도 언급한 것이다. 또 다른 영상에서도 그는 “만약 우리가 퇴각한다면 우리는 패전으로 가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이들로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 부대는 고위층이나 더 높은 누군가에 의해 패배가 미리 정해진 것은 아닌지 궁금해한다”고도 말했다.

바그너 그룹 측은 러시아 국방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프리고진에 대한 반감을 이유로 바그너 그룹에 대한 물자 지원을 거부하고 이 때문에 바흐무트에서 심각한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는 등 군부와 노골적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 같은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편 바흐무트를 러시아에 내줄 위기에 직면한 우크라이나는 끝까지 마흐무트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주재한 군 참모부 정례회의에서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지상군 사령관이 바흐무트 방어 작전을 계속하고 현재 위치를 강화하는 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회의 참석자들은 무기 및 장비의 공급 및 작전지로의 배분에 대해서도 의논했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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