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을 기념해 지난 2월 7일 딸 김주애와 함께 인민군 장병들의 숙소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군절을 기념해 지난 2월 7일 딸 김주애와 함께 인민군 장병들의 숙소를 방문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규범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김주애 연출의 메시지’ 분석
"김정은 비핵화 표명 입장 번복,설득력 높이려 새 명분과 선전방식 필요"
핵·미사일 개발 미래세대 안전담보 명분 대내외 담보
백두혈통 사랑스러운 존재, 가족국가 이미지 부각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이례적으로 띄우는 이유에 대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표명 입장 번복과 관련해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새 명분과 선전방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규범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9일 ‘김주애 연출의 의도와 그 시사점’ 논평에서 "현 시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김주애 연출’의 의도 및 메시지를 읽는 것"이라고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은 2019년 2월 하노이 결렬 이후 김정은 정권은 핵 무력을 법제화하고 미사일 실험을 대폭 확대하는 등 다시금 핵 개발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김정은 입장에서 한때나마 비핵화의 필요성을 표명했던 기존 입장을 되돌리고 북한 주민들을 더 광범위하게 설득하기 위해서는 새 명분과 선전 방식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메시지를 부드럽게 표현하고, 남아에 비해 후계자 논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김주애는 메신저로서 적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김주애에 대한 극존칭 등을 근거로 한 사실상 후계자 내정설과 관련 후계자로 단언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로 "김주애에 대한 수식어 및 대우가 특별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의전이 김주애 자체를 위한 것인지, 백두혈통의 존귀성을 전체적으로 강조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수 기관들 분석에 따르면, 김정은은 김주애 이외에도 아들을 포함한 자녀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다른 자녀들은 내부에서 어떤 호칭과 교육을 받고 있는지, 김주애에 대한 대우는 이들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는지, 왜 아들이 아닌 딸 김주애가 북한 매체 전면에 등장했는지 등 문제에 대해 기본적인 확인이 선행돼야 후계자 여부에 대한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 김주애를 후계자라고 단정하기 힘든 더 큰 이유는 너무 어린 나이에 있다"며 "김정은의 경우 만 8세 나이에 김정일에 의해 후계자로 낙점된 바 있으며, 내정 사실을 너무 늦게 발표한 까닭에 김정은이 고충을 겪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후계자 조기 내정은 상당한 정치적 리스크를 수반한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주애 정도 나이에는 일부 자질과 잠재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을 지 모르나, 현대 국가의 통치자로서 소질과 능력을 전반적으로 검증하기는 힘들다"며 "후계자 내정은 권력의 분산, 정계 구도의 개편 등 어떤 형태로든 큰 정치적 변화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사적으로도 후계자에 대한 검증과 내정, 공표는 장기간에 걸쳐 신중하게 진행돼왔다. 확실한 검증과정 없이 후계자를 조기에 내정하는 것은 김정은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수 북한 전문가들은, 김주애의 등장은 핵·미사일 개발이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명분을 대내에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며 "이는 ‘김주애 연출’의 주된 의도가 핵·미사일 개발을 정당화하는데 있음을 방증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김주애 부녀가 보여준 친근한 모습을 북한 매체들이 집중보도한 의도는 백두혈통을 사랑스러운 존재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파악했다. 북한이 ‘가족의 확대된 이미지로서 국가’ 이른바 ‘가족국가’를 지향해온 것과 같은 맥락은 북한 지도부는 이러한 행보가 주민 통치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김일성·김정일 시기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지도자 가정의 단란하고 화목한 모습에 북한 주민들은 마치 군주정 국가의 국민들이 황실에 감정을 이입하듯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볼 것"이라며 "이는 자연스럽게 백두혈통 전체에 대한 매력도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