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민주 ‘문구’ 분석
‘민생’ 등 정책홍보 위주서
‘탄압’ ‘규탄’ 비방전 변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전국 주요 거리에 내걸고 있는 정치 현안 관련 현수막의 수위가 높아진 시기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10월 이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대표 수사를 계기로 촉발된 여야의 정쟁이 현수막 전쟁으로 고스란히 옮겨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일보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제작한 정당 현수막 문구를 양당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고 전수 분석한 결과, 현수막 문구의 수위가 높아진 시기는 지난해 10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를 향하면서 검찰이 민주연구원이 있는 민주당 당사를 압수수색 하는 등 전방위적 수사가 벌어진 때다. 여야는 국정감사장에서도 이 대표의 검찰 소환 여부 등 수사 상황을 둘러싸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주로 ‘민생’ ‘추경’ 등을 키워드로 정책을 홍보하거나,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호국보훈의 달’ 등 시의성에 맞춘 현수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민주당이 국정감사 기간 초반이던 10월 6일 ‘민생외면 정치탄압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내걸면서 ‘현수막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민주당은 10월 한 달간 ‘정치탄압’ ‘검찰독재’ 프레임으로 공세를 벌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공세에 ‘떳떳하면 수사에 응하라’ 등의 문구로 받아쳤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직후인 11월에는 민주당은 국정조사·특검 추진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현수막으로 내걸었고, 국민의힘은 ‘진상규명·대책마련 우선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현수막에 적었다.
지난달부터는 여야가 각각 이 대표 체포동의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 문제로 치고받는 양상이 더욱 심해졌다. 민주당은 2월 6일 ‘윤석열 정권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국민의힘은 이틀 뒤 ‘이재명은 당대표직 내려놓고 제대로 수사받으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민주당이 같은 달 17일 ‘윤석열 정권 민주말살 법치파괴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라는 현수막을 내걸자 국민의힘은 20일 ‘범죄방탄 법치파괴 민주당은 각성하라’고 받아쳤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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