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6년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큰 딸 마리야의 대부인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지난 2016년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큰 딸 마리야의 대부인 첼리스트 세르게이 롤두긴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AP 뉴시스


스위스 검찰, 관련자 4명 기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첼리스트를 통해 거액 ‘푸틴 자금’의 돈세탁이 이뤄진 정황을 놓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8일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위스 검찰은 최근 세르게이 롤두긴의 자금세탁을 도운 혐의로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행의 스위스 지사에 근무했던 전직 임원 4명을 기소했다. 3명은 러시아 국적이고 1명은 스위스인이다.

‘푸틴의 지갑’으로 불리는 첼리스트이자 사업가 롤두긴은 2014∼2016년에 걸쳐 자신의 은행 계좌에 출처가 불분명한 5000만 달러(약 658억5000만 원) 정도의 자금을 예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롤두긴은 앞서 푸틴 대통령의 해외 자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지목되면서 미국 정부의 개인 제재 명단에 오른 바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이날 취리히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 은행가들은 자금 수익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들에게 각각 징역 최대 7월의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특히 검찰은 공소장에서 “푸틴은 공식적으로는 수입이 10만 스위스프랑(약 1억4000만 원)에 불과하고 부유하지도 않지만, 실제론 그의 측근들이 관리하는 막대한 자산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롤두긴의 자산과 푸틴 대통령의 연관성을 언급한 것이다.

특히 2014∼2016년 롤두긴이 음악가 혹은 사업가로서 공개적으로 별다른 수익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수상한 자금이 오간 것에 대해 점검하지 않았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BBC는 “푸틴 대통령의 재산이 실제로는 125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롤두긴과 같은 친구나 페이퍼컴퍼니에 조심스레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검찰이 유죄 평결을 받으려면 롤두긴의 돈이 사실상 푸틴의 것이라는 점을 납득시켜야 하는데, 통상 스위스와 러시아 간 수사 공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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