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서 지원받는 ‘언론통제’ 등
친러 유턴 제2 우크라 사태 우려


구소련 국가 조지아가 외국 지원을 받는 언론과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제한하는 이른바 ‘외국대리인(foreign agents)’ 법안 처리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집권 여당 ‘조지아의 꿈’이 추진하는 이 법안은 사실상 미국과 유럽연합(EU)을 겨냥하고 있고, 2012년 러시아가 비슷한 법안을 통해 반정부 목소리를 제압해왔다는 점에서 2003년 ‘장미혁명’ 이후 20년간 친서방 노선을 걸어온 조지아가 다시 러시아 편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8일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의회 앞엔 ‘외국대리인법’에 반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집결했다. 법안엔 외국에서 20% 이상 자금을 지원받은 언론이나 NGO가 ‘외국 영향을 받는 대리기관’으로 등록하지 않을 시 최대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지아 야권과 시민단체는 이 법안이 정부 비판 여론을 탄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12년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비슷한 성격의 ‘외국대행기관법’을 제정해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

시위대는 “구소련으로 돌아갈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펼쳤고, 조지아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무소속 출신인 살로메 주라비슈빌리 조지아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뜻을 내비쳤지만, 2020년 의원내각제로 전환한 조지아는 총리가 실권을 쥐고 있다.

‘외국대리인법’을 계기로 조지아가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2008년 러시아 침공을 경험한 조지아엔 여전히 친러시아 세력이 활동하고 있다. 미 CNN은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끼어 있는 조지아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역대 최악의 열차 사고를 겪은 그리스 전역에선 이날 3만여 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뛰쳐나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철도회사 ‘헬레닉트레인’이 6년 전 해당 노선 신호 시스템이 망가진 이후 한 번도 수리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