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서머셋의 한 차량 판매장에서 절도범들이 번호판을 갈아끼우며 차량을 절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서머셋의 한 차량 판매장에서 절도범들이 번호판을 갈아끼우며 차량을 절도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최근 절도 일당 45초만에 고가 차량 6대 훔쳐 도주
차량절도 작년 100만 건 이상…시카고 55% 폭증
“중고차·부품 가격 상승하며 차량절도 급증” 분석




미국 곳곳에서 차량 절도 범죄가 급증하며 지난해 전국적으로 차량 절도·도난 피해가 100만 건을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중고차와 차량 부품 가격이 상승한 것이 차량 절도 급증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켄터키주 서머셋의 한 차량 판매장에 전시돼 있던 닷지 챌린저 헬켓 등 6대의 차량이 사라졌다. 폐쇄회로(CC)TV에는 가면을 쓴 절도범들이 침입해 전시된 차량에 가짜 번호판을 달고 훔쳐간 것이었다. 6대 차량의 총 가격은 60만 달러(약 8억 원)에 달했으며, 이들이 6대의 차량을 훔쳐 나가는 데는 고작 45초 정도가 걸렸다.

현지 경찰은 9일(현지시간) 절도에 가담한 이들 중 1명의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 용의자는 19세에 불과했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외에 도주한 2명의 공범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소재를 추적 중이다.

사건 발생 직후 도난 차량을 몰고 도주하는 용의자들과 경찰의 차량 추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도난 차량 6대 중 5대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회수됐다. 현재 경찰 당국은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실종 차량을 추적하고 있다.



이 같은 사건은 최근 미국 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차량 절도·도난 사건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일례에 불과하다. 이날 미국 매체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보험 사기나 차량 절도 범죄 대응을 전문으로 하는 비영리조직 ‘NICB’(National Insurance Crime Bureau)는 최신 공개한 자료에서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차량 절도 사건이 전년 대비 7% 증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건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시카고의 경우 차량 절도 범죄가 전년 대비 55%나 폭증하며 전미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카고 경찰에 접수된 차량도난 피해 신고는 2021년 1만3856건에서 지난해 2만1516건으로 증가한 것이다.

NICB는 전미범죄정보센터(NCIC)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각 주별 차량 절도 사건의 절대 발생 건수는 캘리포니아주가 20만2685건으로 가장 많고 ▲텍사스 10만5015건) ▲워싱턴 4만6939건 ▲플로리다 4만5973건 ▲콜로라도 4만2237건 등의 순이었다. 또 증가율로 따지면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가 35%로 가장 높고 워싱턴(31%), 뉴욕(23%)주가 그 뒤를 이었다. NICB CEO 데이비드 글로위는 “시카고 대도시권의 차량절도 범죄 실태가 일리노이주 범죄율 급등에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번 수치는 운전자를 위협하고 강제로 차를 빼앗는 ‘카재킹(car jacking, 차량 탈취)’부터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차량을 몰래 훔쳐 달아나는 범죄까지 모두를 포함한다고 글로위는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여파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고 중고차와 자동차 부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차량 절도 범죄가 급증했다”며 “중고차 수요가 높은 반면 공급은 아직 부족하다. 차량 부품을 찾아 나서는 이들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글로위는 차량의 특정 부품 수요 증가에 따른 부품 절도 사건 증가 예시를 들기도 했다. 글로위는 “자동차 촉매변환기 절도 사건은 지난 3년새 1200%나 증가했다”며 “촉매변환기는 백금·로듐·팔라듐 등 값비싼 자재로 만들어져 암시장에 가져다 팔면 수백·수천 달러를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범죄 조직이 차량을 훔친 뒤 분해해 부품을 각각 내다 팔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희 기자
박준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