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좌파 성향의 노동총연맹(CGT) 소속의 운송 노조 조합원들이 파리 외곽의 발전소앞에서 프랑스 국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 색과 푸른 색의 연기를 뿜어내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강경 좌파 성향의 노동총연맹(CGT) 소속의 운송 노조 조합원들이 파리 외곽의 발전소앞에서 프랑스 국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 색과 푸른 색의 연기를 뿜어내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랑스 상원, 정년 64세 연장안 통과…연금개혁 갈등 고조
찬성 201표, 반대 115표
시위 참가자 역대 최다…"프랑스를 멈춰 세우겠다" 도로 봉쇄하고 올림픽 건설 현장 전기 끊어
노조, 11일 전국적인 시위 예고


프랑스 연금 개혁안에 대한 전국적인 격렬 시위에도 프랑스 상원이 정년 퇴직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조항을 통과시켰다. 이는 더 이상 미룰 경우 연금 고갈과 적자가 수습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지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상원에서 정년 연장안이 찬성 201표, 반대 115표로 채택됐다.

프랑스 상원은 연금 개혁안에 동의하는 우파 보수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년 연장안에 대한 표결을 마치고 난 후 좌파 정당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프랑스 사회당의 모니크 루빈 상원의원은 올리비에 뒤솝 노동부 장관에게 "당신의 이름은 시계를 거의 40년이나 되돌린 연금 개혁안에 영원히 붙어 다니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프랑스 상원은 12일까지 나머지 조항에 대한 심의를 마칠 예정이다. 하원이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원은 조정위원회를 꾸려 법안을 재논의해야 한다.

정년 64세 연장 조항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안의 핵심 사안이다. 개혁안이 통과되면 연금 수급 연령은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연금을 100% 받기 위해 기여하는 기간도 2027년부터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늘어난다. 대신 최저 연금 수령액은 매달 980유로(약 130만원)에서 1200유로(약 160만원)으로 오른다.

연금 개혁안을 반대하는 시위와 파업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정부 추산 128만명, 노조 측 추산 350만 명으로 역대 최대 인원이 파업과 시위에 참여하면서 사회 기반시설이 마비됐다.

프랑스 대학생 시위대들이 9일 파리의 거리에 나서 연금 개혁안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프랑스 대학생 시위대들이 9일 파리의 거리에 나서 연금 개혁안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서부에 있는 렌, 북부에 있는 릴 등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대가 도로를 막아서거나, 일부러 서행 운전하면서 차량 통행에 차질을 빚었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파업으로 프랑스를 "멈춰 세우겠다"고 다짐한 가운데 철도공사(SNCF) 등 일부 노조는 끝을 기약하지 않는 파업을 예고했다.

이날 초고속열차(TGV)는 5대 중 1대꼴로 운행했고 독일, 스페인, 영국, 벨기에 등 주변국으로 가는 열차도 전부 또는 일부 취소됐다.

파리 등 수도권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운영하는 파리교통공사(RATP) 역시 갱신할 수 있는 파업을 선포한 상태다. 관제사들도 이날 파업에 함께하면서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는 20%, 오를리와 마르세유 등 지방 공항에서는 30% 항공편이 취소됐다.

에너지 부문 노조는 2024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파리 외곽 생드니에 짓고 있는 올림픽 선수촌 건설 현장에 가스와 전기를 끊었다. 이와 함께 생드니에 있는 데이터 센터 3곳과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인근 상점에도 전기 공급이 차단됐다.

정유 부문 파업으로 프랑스 전역에 있는 정제소가 문을 닫았고, 전력공사(EDF) 등 에너지 부문도 파업에 동참했다.

뒤솝 노동부 장관의 고향이자 그가 10년간 시장을 지낸 아노네이시에 전기 공급이 끊어지기도 했다.

교원 노조 파업으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교원은 교육부 집계 기준 30%가량이 학교에 오지 않았고, 학생들과 도로 환경미화원들도 직장이 아닌 길거리로 나섰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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