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포레스트북스)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철학자인 칼 포퍼가 평생에 걸쳐 탐구해온 자연과학과 역사, 정치에 관한 생각을 집대성한 책이다.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경험하며 나치의 폭압으로 친구와 친지가 목숨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간은 오직 자신의 실수와 오류에 대한 비판을 통해 배울 수 있다”며 인간 이성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았다. 평생을 냉소주의, 비관주의와 맞서 싸워 온 포퍼는 인류가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사유를 마지막 저서인 이 책에 담았다.
시대가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멈추지 않는 전쟁, 시간이 흐를수록 극심해지는 경제 불안과 사회적 양극화, 정치, 인종, 젠더 등 사회 전 분야에서 극단적인 혐오가 판을 치는 오늘을 살아가는 인류에게 20세기 철학자는 희망을 담아 제언한다. “우리가 나아갈 올바른 방향은 과거를 미래와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미래는 열려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고 그 미래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포퍼는 자기비판이 가능하며 반대를 허용하는 사회가 되려면, 개인이 주체적으로 사유하고 스스로 책임지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전쟁을 반복하는 인류에게 ‘책임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포퍼의 제언은 지금 이 순간 더욱 빛을 발한다.
책은 국내외 여러 정치인이 자주 언급하는 ‘열린 사회’ 개념도 상세히 설명한다. 포퍼는 청년 시절 열렬한 마르크스주의자였지만, 사상적 근거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증하지 못하는 이 사상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발견하고,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사회의 미래가 미리 결정돼 있고 불변의 이념만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사회를 ‘닫힌 사회’라고 규정하며, 철저한 검증과 비판으로 변화가 가능한 열린 사회만이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이상적인 사회임을 주장했다. “아무리 도출된 답이 만족스러워도 절대로 그것이 최종 답이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훌륭한 답은 많지만 최종적 답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내놓은 답들은 전부 오류일 가능성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