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명 일각 ‘퇴진론 부상’ 주목

총선 임박 상황서 쉽지않을듯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일각에서 부상한 이재명 대표의 ‘질서있는 퇴진론’은 최고위원의 과반 사퇴 여부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헌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요건으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과반이 궐위되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는데, 내년 총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당 전체에 혼란을 초래할 지도부 동반사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민주당 당헌 제25조에 따르면, 당은 대표 궐위 시 2개월 내 임시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신임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직무대행은 원내대표, 득표율이 높은 선출직 최고위원 순으로 맡는다. 다만, 당헌 제112조의3에 따라 대표와 최고위원 과반이 궐위될 시엔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비대위 체제로 윤석열 정부 중간평가 성격인 내년 총선을 치르는 것은 ‘무리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빚어진 당내 혼란 수습 차원에서 사퇴 카드를 내놓더라도 현 최고위원이 덩달아 동반사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가 어느 시점에 대표직을 내려놓을지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헌에 따르면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임기가 8개월 미만일 때는 중앙위원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하며, 이 경우 신임 대표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임기에 국한된다. 이 대표의 임기는 2024년 8월까지다. 이 대표가 총선을 4개월 앞둔 12월 말 사퇴한다면, 민주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친명계 일각에서 부상한 ‘질서있는 퇴진론’을 이 대표가 수용하더라도 차기 총선은 현 친명 지도부 체제로 치러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선 체포동의안 반란표 사태 이후 리더십에 직격탄을 맞은 이 대표가 당내 혼란 수습 차원에서 ‘백의종군’의 길을 선택하더라도 외부에서 총선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고 없이 ‘2선 후퇴’를 발표하는 게 사실은 사법리스크 정국 돌파를 위해 되레 실리를 취하는 ‘전략적 후퇴’라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전당대회 직전 당헌 제112조의3을 신설한 것은 사법리스크 정국이 우려된 이 대표 체제에 대한 일종의 안전판”이라며 “이 대표가 겉으로는 공천권을 내려놓는 모양새를 취하지만, 사실상 친명 체제로 총선을 치르며 재야에서 실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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