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앉아있는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이 취재진 사이로 보이고 있다. 윤성호 기자
■ 전형수 전 비서실장 사망
“없는 사실 조작해 증거 만들어 수사 당하는 것 내 잘못 아냐” 지도부도 “강압수사 멈추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 전형수 씨의 사망에 대해 10일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 검찰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전 씨의 유서에 이 대표에게 “정치를 그만 내려놓으라”는 내용이 담긴 만큼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기도의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검찰 특수부 수사의 대상이 되면, 사냥의 대상이 되면 피할 수가 없는 모양”이라며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서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하니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날 최고위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는데, 이 대표는 수척해진 얼굴로 발언을 하는 중간에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아달라”며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 수사를 당하는 게 제 잘못이냐”라고 말했다. 연이은 측근들의 사망을 자신과 연결 지어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 책임을 검찰로 돌린 것이지만, 전 씨의 유서에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정치를 내려놓으라 당부한 만큼 이 대표의 거취를 둔 결단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전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성남시립의료원을 찾아 조문을 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오후 전기차 폐배터리 회수·재활용 거점센터 방문과 민생 경청 투어인 ‘찾아가는 국민보고회’ 부천 일정 참석을 취소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고위원들도 “비통하다”며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맹비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어제 억울한 죽음,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했다”며 “검찰의 가혹한 수사는 없었는지 무리한 수사는 없었는지 검찰 스스로 밝히기 바란다. 민주당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찰은 강압수사를 멈춰 달라”고 규탄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야당 대표를 범죄자로 만들겠다는 검찰의 간악한 집착이 결국 황망한 죽음을 불러오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 대표는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사망하자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비통한 심정”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처장이 같은 달 21일 숨진 채 발견되자 “정말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혁의 딸’(개딸)은 이날 오후 비명(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 지역구 사무실 인근에서 규탄 집회를 갖고 거리 행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