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라 한국 가고 싶다” 이라크 파병 미군 등 사칭해 코인 투자 등 송금 요구 수법
‘로맨스 스캠’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은 빼어난 외모의 사진을 SNS 프로필에 올려두고, 이성에게 접근해 호감을 산 후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이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부장 민성철)은 지난달 22일 로맨스 스캠 국내 송금책 김모(55) 씨에게 사기방조죄로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로맨스 스캠을 통해 빼돌린 돈을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로 재이체하는 등 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판결문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조직원 A 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을 예멘에서 복무 중인 군인이라고 소개하면서 “어머니의 나라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카카오톡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호감을 산 후, 자신이 비트코인에 투자해 얻은 500만 달러를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보관해주면 30%의 이익을 주겠다며 피해자를 속여 국제 통화이체 수수료와 한국 항공료 등의 명목으로 1100여 만 원을 갈취했다.
또 같은 조직원 B 씨도 자신을 이라크에 파병 중인 미군이라고 거짓말하며 “전쟁에 나가게 돼 무서운데 돈을 보내주면 참전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결혼하자”며 피해자의 환심을 사 6900만 원을 빼돌렸다. 이렇게 얻은 범죄 수익을 김 씨가 돈세탁하다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혔고, 조직원 A·B 씨는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 혹은 결혼을 빌미로 이성적 호감을 사며 접근해 심리적 저항을 쉽게 뚫는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라는 설정으로 동정심을 유발하고, 한국에 돌아가면 결혼하자며 원초적 감정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로맨스 스캠 피해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기술 전문기업 웁살라시큐리티 가상자산피해대응센터(CIR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신고된 가상자산피해 유형 500여 건(총 피해액 524억 원) 중 로맨스 스캠 사기 건수가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