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최종 선출을 위한 주주총회(31일)에서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2대 주주인 현대자동차가 “대표이사 선출에 대주주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현대차의 입장이 주총에서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KT 이사회에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선출 등 주요 안건에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대주주의 뜻이 반영돼야 한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KT 이사회는 지난 7일과 8일 회의를 열고 윤 후보자를 대표이사 후보자로 선정하고, 사외이사 후보자 4명도 결정했다. 현대차가 의견을 표명한 것은 KT 이사회의 결정에 불만이 있다는 의미로 윤 후보자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계열사 모비스를 포함해 KT 지분 7.79%를 가지고 있다. 1대 주주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8.29%다.
이런 가운데 임승태 KT 사외이사 후보자가 “KDB생명보험 대표직에 전념하겠다”고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특보로 활동한 임 후보자가 내정 이틀 만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여권에서 윤 후보자에 대해 확실한 반대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임 후보자는 KT 이사회가 이번에 선임한 4명의 후보자 중 유일한 신규 이사였다. KT 안팎과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자가 여권과 대통령실을 의식해 임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임 후보자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쳤다.
KT가 윤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인 윤정식 한국블록체인협회 부회장을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로 내정한 것을 두고도 KT가 정치권을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은 윤 내정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대차의 의견 전달과 임 후보자의 사퇴로 KT 대표이사 선임은 주총까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대 주주인 신한은행도 1·2대 주주의 의견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시민단체 고발로 구현모 현 대표이사와 윤 후보자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배임) 수사 대상에 오른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자의 우군으로 평가받는 일부 소액주주들은 여권의 외압을 비판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날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운영자는 “윤 후보자에게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힌 주주들의 주식 총수가 오늘 새벽 262만 주를 넘어서 지분율 1% 이상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