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7일 ‘탈북 어민 강제 북송’은 당시에도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9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의 내용을 보면 문재인 정부에 의한 ‘기획 북송’이라고 할 만큼 충격적이다. 해당 선박 나포 이전에 북송 계획을 세운 정황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북송의 절차적 불법성, 그 동기의 종북성까지 의심될 정도다. 공소장 취지를 종합하면, 북한 김정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대한민국 국법 질서는 물론 보편적 인권을 팽개친 ‘반역적 행태’로도 볼 수 있다. 당사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재판에서 판가름나겠지만, 공소장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11월 1일 탈북 어민 2명이 탄 어선을 나포하기 하루 전부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북송을 계획했고, 불법성을 알면서도 강행했다. 서 원장은 3차장으로부터 ‘대공수사국에서 강제 북송에 반대해 곤란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그냥 해”라고 밀어붙였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법무비서관이 ‘북송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했음에도 “북송 정당화를 위한 추가 법리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기획 정황이 더 뚜렷해진다. 군은 10월 31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을 1차 퇴거 조치했다. 당시 북한 선박·인원이 NLL을 넘으면 퇴거와 현장 송환을 원칙으로 하는 매뉴얼을 시행 중이었다. 그런데 안보실은 나포 방침을 정하고 11월 1일 나포를 승인했다. 당시 문 대통령 모친상에 대한 김정은의 조의문(10월 30일)에 대한 감사 친서를 보내면서 11월 25일 부산에서 열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김정은을 초청하는 내용을 포함시키려 했고, 실제로 11월 5일 강제 북송 전통문과 김정은 초청 친서를 보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지 않았지만, 대통령 모르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는 상상하기 힘든 만큼 추가 진상 규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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