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경기지사를 하던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인 전 모(64) 씨가 9일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유서 등을 토대로 전 씨가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대장동, 성남FC, 변호사비 의혹 등과 관련된 수사가 시작되면서 전 씨를 포함해 5명이 숨졌고, 이 중 이 대표 주변에서 일했던 4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장동 주범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도 극단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다. 이러다 보니 이 대표 사건 주변에서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의문이 커간다.

성남시 공무원이던 전 씨는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전 씨는 행정기획국장 시절이던 2014∼2015년 네이버 관계자를 수차례 만나 40억 원을 성남FC에 지원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받아 검찰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 대표 구속영장에도 이름이 나오면서 제3자 뇌물혐의 공범으로 입건된 상태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 인수위 비서실장을 거쳐 초대 도지사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과 사장 직무대행도 맡는 등 핵심 측근으로 손색이 없다. 대장동, 성남FC, 이 대표 옆집 GH 합숙소 의혹, 쌍방울 사건 등에 전 씨가 관련될 수 있는 지위에 있었지만, 검찰의 핵심적인 수사 대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쌍방울 사건과 관련, 전 씨는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지사 비서실장 자격으로 조문하면서 “대북 관련 사업의 모범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 선택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신적 고통이 삶의 마지막 의지를 꺾었을 때에야 있을 수 있다. 이 대표 측은 강압 수사 탓이라고 하지만, 전 씨 사례만 봐도 죽음에 이를 만큼 무리한 수사를 받은 것으로 보긴 힘들다. 죽음의 배경에 이 대표와의 관계가 있다. 이제라도 이 대표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억울하게 불법 혐의가 씌워지더라도 사실대로 말하고 나에게 책임을 넘기라’고 선언해 정신적·사법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인간적 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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