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필수 의료 과목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의사가 암 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의사들의 필수 의료 과목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한 의사가 암 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외과·신경외과 전공의도 주 90시간 근무…“열악한 근무환경이 기피 원인” 지적
신현영 의원, ‘연속수련시간 36시간→24시간’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법 대표 발의



흉부외과 등 필수의료 담당 전공의(레지던트) 근무시간이 주당 100시간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원인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지 않을 경우 문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한전공의협의회로부터 제출받은 ‘2022 전공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의 1주일 평균 근무시간은 77.7시간이었다. 과목별로는 흉부외과가 102.1시간으로 근무시간이 가장 길었고 외과(90.6시간), 신경외과(90시간)가 뒤를 이었다. ‘1주일 102시간 근무’의 의미는 건 주 5일일 경우 하루 20.4시간, 주 6일이어도 17시간 일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전공의 190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주 평균 근무시간이 ‘80시간’을 넘긴 과목은 흉부외과, 외과, 신경외과 이외에도 안과(89.1시간), 인턴(87.8시간), 정형외과(86.8시간), 산부인과(84.7시간), 이비인후과(83.1시간), 내과(82.8시간) 등이었다. 현행법상 전공의의 근무시간은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최근 1년간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하는 근무를 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52%로 과반이었다. 수련 중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통상적인 근무 기준보다 훨씬 긴 근무시간을 허용했으나 현장에서는 이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시간 이상 연속 근무 후에는 최소 10시간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조항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16시간 이상 근무 후 10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33.9%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과목별로는 안과(66.9%), 정형외과(66.2%), 흉부외과(63.2%), 신경외과(54.8%), 성형외과(54.2%) 순이었다.

24시간을 넘는 연속근무를 1주일에 3일 이상 한다고 응답한 전공의는 응답자의 16.2%였는데, 흉부외과는 이 비율이 42.1%에 달했다. 5명 중 2명은 하루건너 밤을 꼬박 새우는 24시간 이상 밤샘 근무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경외과(29.0%), 인턴(26.9%), 비뇨의학과(26.1%), 외과(24.0%) 역시 과중한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의원은 현재 최대 36시간(응급상황 시 40시간)으로 설정된 전공의 연속 수련 시간을 24시간(응급상황 시 30시간)으로 낮추는 내용의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이날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12시간 수련 후 12시간 휴식, 또는 24시간 수련 후 24시간 휴식 등 별도 근무 기준이 적용되는 ‘수련 시간 상한시설’을 응급실에서 응급실과 중환자실로 확대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신 의원은 “인력난이 계속되면서 외과 계열을 중심으로 전공의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강도 높은 업무로 인해 수련 과정 중 중도 포기자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인력난이 심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상황이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노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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