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재검토 지시 하루만에
고용노동부, 오늘 비공개 간담회
대통령실도 “약자 여론 더 청취”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인 15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노조 협의체와 간담회를 갖고 의견 수렴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노동 약자의 여론을 더 세밀히 청취한 뒤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젊은 층의 반대 여론을 고려해 보완 지시를 내린 것이지만, 입법 과정 문턱부터 재검토 과정을 거치며 개혁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오후 MZ세대 노조의 대표 격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오는 22일 추가로 만나 정부의 노동개혁 전반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고용부는 당초 16일 고용부 실장급 당국자와 ‘새로고침’ 측과의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개편안뿐 아니라 임금체계 등 노동개혁 전반에 반대 기류가 형성된 것을 감지하고, 이 장관이 직접 나서는 것으로 변경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노동시장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MZ세대를 개혁의 강한 우군으로 삼았지만 ‘새로고침’ 측은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는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해왔던 국제사회의 노력과 역사적 발전 과정에 역행한다”며 개편안을 정면으로 반대했다.

MZ세대 노조 내에서는 연공제가 아닌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반발 여론이 크다. MZ세대 노조 관계자는 “직무·성과급이 현장에서 공정하게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노동시장 정책 핵심은 MZ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노동 약자의 권익 보호”라고 밝혔다. 현행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는 개편안 방향은 유지하되, 일주일 최대 근로시간을 69시간으로 잡은 부분에 대해선 대폭 수정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내에서는 9개월 동안 만든 입법 예고안이 MZ세대 여론에 따라 변경되고 다른 노사 단체들까지 갖가지 수정 요구를 낼 경우 개혁의 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주 69시간 근로’란 프레임에 밀려 여론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고용부 관계자는 “개편안에 따라 연장근로 총량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주 48시간 근로’로 사실상 근로시간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정철순·김윤희 기자
정철순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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