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검찰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해외 도피생활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수행비서 박모 씨 공소장에 유흥업소 여직원을 태국으로 부르고 굴비와 공진단 등을 한국에서 공수하는 등 ‘황제 도피’ 정황을 구체적으로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김 전 회장 수행비서 박 씨 공소장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6월 “(유흥업계 종사자) A 씨가 김성태 회장을 만나기 위해 태국으로 출국할 수 있게 왕복 항공권을 예매하라”는 지시에 따라 항공권을 예매했다. 또 쌍방울 비서실 직원을 시켜 전기밥솥을 비롯해 굴비 등 음식과 공진단 등을 항공 수화물로 보내라고 했다.

검찰 수사 결과 박 씨는 총 7회에 걸쳐 김 전 회장을 만나러 출국하는 그룹 임원과 가족 지인의 항공권을 예매하는 데 관여했다. 특히 박 씨는 쌍방울 비서실 직원과 메신저를 주고받으면서 김 전 회장의 동선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항공권과 호텔을 법인카드가 아닌 개인카드로 결제토록 했다.

공소장에는 박 씨가 한국에 있는 쌍방울 직원을 통해 공수한 물품 중에는 고추장과 들기름, 참기름을 비롯해 김치와 과일, 건어물, 생닭, 닭발 등 다양한 식재료와 음식물이 기재됐다.

김 전 회장은 전기 이발기 등 생활용품도 박 씨를 통해 한국에서 공수받았다. 검찰은 수사를 피해 출국한 김 전 회장이 박 씨를 통해 사실상 황제 도피 생활을 했다고 판단했다.

박 씨의 치밀한 도피 생활도 공소장에 담겼다. 그는 지난해 말 호텔에서 빌라로 은신처를 옮겼고, 도피 기간 내내 은신처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거리 벗어난 곳에서 휴대전화를 켜서 사용했다. 수사기관의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박 씨는 올해 1월 10일 태국 방콕 인근 골프장에서 체포됐다.

염유섭·윤정선 기자
윤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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