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新시대 왜 한국에 도전인가?
정덕구 외 9인 지음│니어재단 편저│21세기북스
‘도광양회’ 폐기한 習의 야심
美-中 경쟁속 우위 차지위해
노골적 ‘韓 = 속국’ 인식 심기
경제적 이유로 손절 못하는 中
결국 공존할 수밖에 없는 이웃
양국 슬기로운 관계 모색해야
니어재단이 펴낸 ‘시진핑 신(新)시대 왜 한국에 도전인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긴밀한 외교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한국의 생존 전략을 모색한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과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 김흥규 아주대 교수 등 외교·안보 전문가 10인이 2년에 걸쳐 미·중 패권경쟁과 시 주석 지배체제의 향배를 전망한 결과물이다. ‘세계의 태양’을 꿈꾸며 1980년대 대외 정책 기조인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린다)’ 전략을 폐기한 시 주석의 야심은 중국이 서방 세계와 자유진영에 포위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저자들은 우선 ‘시진핑 3기 체제’가 한·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한다. 베이징(北京) 박물관의 역사 왜곡부터 한복·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문화 침탈’은 시 주석이 애국주의 강화를 위해 2018년 헌법에 명시한 ‘인류운명공동체’ 이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중국 중심의 ‘천하 질서’ 이론과 마르크스 이념을 결합한 이 이데올로기는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라는 인식을 통해 미·중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야욕을 드러낸다. 김인희 동북아역사재단 한중관계사연구소 소장은 “한국사와 한국문화가 중국에 종속돼 있음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한국을 미국에서 분리해 중국 편에 서게 하려는 것이 시 주석의 전략”이라며 “시진핑 집권 이후 빈번해진 문화 충돌은 새로운 ‘냉전’이 전개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화 충돌만큼 심각한 것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상황이다. 중국의 이른바 ‘경제 안보’ 논리가 국제경제 질서를 재편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저자들은 “당과 국가, 시장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중국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대응해 중국이 외면할 수 없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협력과 경쟁을 키워드로 경제 안보와 산업 안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며 “한·미 및 한·중 관계 모두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최적의 해법을 탐색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3기의 지속 가능성 여부를 시 주석의 개인 성향과 연계해 분석한 대목은 특히 흥미롭다. 저자들에 따르면 시 주석의 성격 패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공격적이고 통제적인 면모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야망 있는 사람은 자신감 있는 리더로 적합하지만, 자칫 ‘무오류’의 절대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 이를 경계하지 않으면 견제받지 않는 제2의 마오쩌둥(毛澤東)이 출현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 패권을 향한 시 주석의 야심은 한국에 위협 요인이지만, 저자들은 조심스럽게 낙관적 전망을 제기한다. 이미 개혁개방을 통해 풍요를 경험한 중국이 무작정 과거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시진핑 시대는 잔혹한 겨울”일지라도 “얼음은 녹고, 봄은 오기 마련”이라는 게 책의 메시지다. “우리는 한국의 주권과 생존권, 그리고 정체성을 위협하는 중국의 어떠한 행동에도 결사적으로 거부하면서도 그들과의 공존 질서를 염두에 둬야 한다. 시진핑 시대는 유한하되 중국은 오래오래 우리의 이웃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496쪽, 2만8000원.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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