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재법 · 탄소중립법 발표
2030년까지 최소 10% 역내 추출
현재 90% 넘는 중국산 의존 축소
자원부국 아프리카와 협력 가능성
정부 “IRA와 달리 차별조항 없어
내주 기업 간담회 열고 대응모색”
유럽연합(EU)이 공개한 ‘핵심원자재법’(CRMA)과 ‘탄소중립산업법’(NZIA)은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하는 법안인 만큼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다각화 대책을 뼈대로 한다. 핵심원자재의 EU 내 가공 비중을 최대 40%까지 대폭 늘리고, 청정기술 신규산업에 대한 허가 기간은 수년 걸리던 것을 18개월까지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미국 IRA와 달리 두 법에 역외 기업 차별 조항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영구자석 재활용 비율 등에 대한 정보공개 의무화’처럼 우리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조항이 있다고 보고, 다음 주 기업 간담회를 통해 위기·기회 요인 논의에 들어간다.
CRMA는 배터리용 니켈·리튬 등 16가지 전략적 원자재의 최소 10%의 역내 추출·생산, 최고 40% 역내 가공, 최소 15% 재활용 달성을 목표로 한다. EU가 특정국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법으로 해석된다. EU의 중국산 의존도는 희토류 98%, 리튬 97%, 마그네슘 93%에 달하기 때문이다. EU는 CRMA를 통해 2030년까지 제3국산 전략적 원자재 의존도를 역내 전체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EU 집행위 고위 당국자는 “65%는 적정한 제3국산 원자재 수입 비중 수준을 가늠하고 과도한 의존도로 인해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공급망 리스크(위험)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기준점”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에 EU 차원의 목표치가 제시된 만큼,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관련 대책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EU 역외의 제3국도 참여할 수 있는 ‘전략적 프로젝트’를 설정해 관련 인허가와 금융지원을 신속히 진행한다. 주로 자원 부국인 아프리카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핵심 원자재 클럽’ 창설은 EU와 유사한 입장을 갖는 국가들과의 자재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 강화 포석으로 읽힌다. NZIA에는 미국 IRA에 맞서 역내 친환경 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대책이 주로 포함됐다.
산업부는 이날 “CRMA 초안은 IRA와 달리 역외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항이나 현지조달 요구 조건 등은 포함하고 있지 않고 NZIA도 EU 역내 기업과 수출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업종별 영향,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위반 여부 등을 상세히 분석하고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수립하겠다”며 “대(對) EU 아웃리치 등을 통해 EU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기차 모터의 필수 부품으로 꼽히는 영구자석 재활용 비율 및 재활용 가능 역량에 관한 정보 공개 요건이 CRMA 별도 조항으로 포함됐다. 당장은 재활용 비율 정보 공개 요구에 국한되지만, 향후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중장기적으로 유럽에 진출한 한국 전기차 업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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