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정상회담’ 평가

신뢰회복·소통의 기반 마련돼
경제안보·대북공조·기술협력
각 분야에 걸쳐 온기 되찾아야

일본정부, 북핵 관련 3명 추가 제재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가진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신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인 도쿄(東京)에서 한·일 정상이 양자 회담을 갖는 데 무려 12년이나 걸렸지만 미래 세대를 위한 한·일 협력 의지를 확인하는 등 관계 진전에 성과를 냈다. 일본 정부도 윤 대통령의 방일을 “한·일 관계 정상화의 큰 걸음”이라고 평가하면서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셔틀외교 재개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 내 반일 여론 설득, 일본의 사과 진정성 확인 등은 앞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과제로 남겼다.

17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한·일은 이번 회담에서 경제·안보 분야의 파트너 구축 필요성을 확인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협력의 방향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남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한·일 협력이 각 분야 전반에 걸쳐 온기를 되찾도록 하는 데에 정상회담 성과의 방점이 찍혀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정상 간의 대화가 단절된 시대를 지나 서로 신뢰를 회복하고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 포인트”라며 “역사 문제 밖에 있는 여러 가지 이슈들, 경제·안보와 대북 공조, 첨단 기술 산업 협력 문제 같은 것들이 굉장히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담겼다”고 말했다. 실제 한·일 정상회담으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완전 정상화 등 대북 안보 협력도 강화되는 효과를 얻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개인 3명을 대북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처럼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지난 2018년 대법원 판결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는 제3자 변제라는 정치적 결단 외에 다른 방도를 찾기 어려웠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윤 대통령이 각종 정치적 부담에도 일본에 손을 내민 것이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기시다 총리가 앞으로 셔틀외교를 포함해 구체적으로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이것을 바꿔 말하면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이야기”라며 “한 번에 성과를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일 관계 개선에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한국 입장에서는 강제징용 피해자 반발 등 반일 여론을 수습하는 게 급선무로 거론된다. 향후 기시다 총리 방한 등에서 일본의 사죄 진정성을 확인하는 일도 숙제다.

김유진·조재연 기자

관련기사

조재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