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대검찰청 중수부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변호사가 17일 회고록 ‘나는 대한민국 검사였다-누가 노무현을 죽였나’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인터넷 등에서 퍼지고 있어, 공소시효 완성에 맞춰 역사적 기록을 남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5년 전부터 노 전 대통령 수사 공소시효 만료(지난 2월 21일) 이후 출간을 목표로 책을 준비했다”며 “이젠 당시 수사 내용을 밝힌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다치거나 할 일이 없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소시효 완성 이후 책 출간으로) 정치적으로 ‘재수사를 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거나 (노 전 대통령) 가족분들이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책이) 수사 기록만큼 적나라하지는 않지만, 제 기억과 메모를 한 내용을 가지고 당시 상황을 (책을 통해) 정확하게 요약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4일 출간 예정인 그의 회고록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피아제 시계(시가 2억550만 원)를 받은 의혹에 대해 “시계를 받은 사실은 다툼이 없다”고 분명하게 명시했다. 이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던 날 “이 부장! 시계는 뺍시다. 쪽팔리잖아”라고 말해 당황했다고 회상했다. 검찰 조사실에서 박 전 회장이 “대통령님 우짤라고 이러십니까!”라고 하자, 노 전 대통령이 “저도 감옥 가게 생겼어요. 감옥 가면 통방합시다”라고 답한 둘의 대화도 책에 담았다.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전 정동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피아제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어떠냐”고 해 “수사에 간섭하지 말라”고 받아쳤다는 내용도 책에 담겼다.
이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변호인으로서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회고록에는 “문 전 대통령이 노무현의 주검 위에 거짓의 제단을 만들어 대통령이 됐다”는 내용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