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잔치’ 보험·카드사… CEO 최고 연봉 30억 육박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29억 중
3분의 2 달하는 20억이 상여금
삼성화재 등도 성과급 비중 높아

금감원, 임원 성과보수체계 점검

금융회사의 ‘성과급 잔치’에 대한 비난 여론에도 보험사와 카드사 임직원들의 연봉이 최대 30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회사 중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연봉은 29억4300만 원으로 업계 최고를 기록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17억6400만 원,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는 15억9600만 원,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은 12억400만 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11억6000만 원,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는 10억9800만 원 순이었다. 각 임원의 연봉에는 거액의 상여금이 반영됐다. 정 회장의 연봉 중 3분의 2가량에 해당하는 20억3800만 원이 상여금 명목이다. 홍 대표는 9억4600만 원, 전 대표는 6억1000만 원, 조 사장은 8억1300만 원, 김 대표는 5억9000만 원을 각각 상여금으로 받았다. 지난해는 보험사 임직원에 대한 성과급 지급 비율도 높았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7%를, 삼성생명도 연봉의 23%를 성과급으로 줬다. DB손보는 연봉의 41%, 메리츠화재는 연봉의 60% 내외를 성과급으로 정했다.

카드사 임직원들도 억대 연봉이 줄을 이었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가 상여금 10억1500만 원을 포함해 연봉 18억600만 원을 받았다. 임영진 전 신한카드 대표이사가 연봉 12억1700만 원(상여금 6억17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카드가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고 일부 카드사들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성과급을 배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를 대상으로 임원의 성과 보수 체계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점검을 벌였으며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과도한 성과급 지급 자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보험사와 카드사는 올해 경영 환경이 좋지 않고 금융당국의 강력한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라 성과급 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