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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배터리 전시 ‘2023 인터배터리’ 가보니…

‘보급형’ 리튬인산철 배터리
SK온, 저온 극복 파우치 등
중국 추격 신제품 대거 선보여

화재위험 없는 전고체 배터리
쿠루 ‘이륜차용 교환팩’ 눈길

미국 럭셔리 전기차 ‘루시드 에어’
LG엔솔 원통형 배터리 탑재
볼보 전기트럭, 삼성 제품 얹어


지난 17일 막을 내린 ‘2023 인터배터리’에서는 전기자동차 핵심인 배터리의 미래 신기술을 엿볼 수 있었다. 전기차만 즐비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등을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에는 첫날부터 3사의 부스를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세계 최대 규모 배터리 산업 전시회답게 부스마다 신제품과 신기술을 구경하려는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올해 전시회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은 중국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저가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SK온은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LFP 시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LFP는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50∼70% 급감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SK온은 이를 70∼80%까지 끌어올린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날 공개된 LFP는 그간 SK온의 주력 상품인 파우치형 배터리로 개발됐다.

지난 16일  전시회를 찾은 한 관람객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지난 16일 전시회를 찾은 한 관람객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전시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엔솔도 파우치형 LFP 제품을 선보였다. LG엔솔이 공개한 제품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다. LG엔솔은 LFP 배터리 제품화가 마무리되면 중국 난징(南京) 공장과 한국 오창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LFP 제품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최윤호 사장이 LFP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했다. 최 사장은 지난 15일 제53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사업의 다양성,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에 대해서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LFP는 중요 플랫폼 중 하나라고 저희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3사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도 공개했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모형을 전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간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화재 위험이 없어 안정적이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고, 충전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수원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생산 라인인 ‘S-Line’ 준공을 하고 소형 셀 제작에 나설 예정이다. 2025년에는 셀을 대형화하고 2027년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LG엔솔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계획을 소개했다. 오는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마친 후 2030년에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사내 독립기업 쿠루(KooRoo)가 올해 사업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도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BBS는 전기 이륜차용 배터리팩을 충전이 아닌 교환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프리폼 배터리, 가상현실(VR) 고글 등에 사용되는 커브드(Curved) 배터리 등도 전시됐다. SK온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개발품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각형 배터리, 코발트 프리 배터리 시제품도 선보였다. SK온은 지금까지 파우치형 배터리만 생산해 왔지만 앞으로 다양한 폼팩터를 개발해 전기차 확산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의 각형 배터리는 올해 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은 급속충전(SF) 배터리보다 충전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장에서는 배터리 3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도 눈길을 끌었다. LG엔솔 부스에는 미국 신생 전기차 기업 루시드 모터스의 럭셔리 세단인 ‘루시드 에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루시드 에어에는 LG엔솔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지난 15∼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에 참가한 삼성SDI 부스에 볼보 대형 전기트럭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지난 15∼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인터배터리’에 참가한 삼성SDI 부스에 볼보 대형 전기트럭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삼성SDI는 볼보의 대형 전기트럭인 ‘FM 일렉트릭’을 국내 최초로 전시했다. FM 일렉트릭은 볼보 트럭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대형 전기트럭이다.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개가 탑재됐으며, FM 일렉트릭이 탑재된 실제 원형 배터리 모듈과 구조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형태도 전시됐다. BMW의 플래그십 전기차 세단인 뉴i7도 주요 볼거리였다. 뉴i7은 볼보 트럭과 달리 삼성SDI의 P5 각형 배터리가 탑재됐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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