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김동주(여·35), 나카무라(33) 부부
제일 친한 친구 결혼식장에서 저(동주)는 편지도 읽고 노래도 부르며 원맨쇼를 펼쳤습니다. 그 모습을 본 한 친구가 자기 친구랑 저랑 딱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답니다. 물론 그 친구는 당시 여자친구가 있어 저희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어요. 그렇게 2년이 흘렀을 때 싱글이던 저와 남편은 비로소 만나게 됐어요. 소개팅 하는 날, 저는 터틀넥에 체크무늬 스커트, 꼬질꼬질한 캔버스 운동화를 신고 나갔어요. 남편은 수수한 모습이 좋았다고 해요. 저 역시 남편 첫인상이 좋았어요. 한가운데 ‘facebook’이라고 쓰인 남색 후드티를 입었는데 ‘좋아요’를 원하는 건가 싶었어요. 밥을 먹으면서 “이이네(좋아요)∼”라고 몇 차례나 말했어요. 남편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환하게 웃어주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분위기가 화기애애했지만, 남편을 다시 만날 때까지 3개월이 넘게 걸렸어요. 애프터 신청을 하지 않더라고요. 통화는 하루에 5∼6시간씩 하면서도 말이죠.
남편은 세 번째 만났을 때에야 고백했습니다. 저희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기 시작했는데요. 남편 집에서 국제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이었습니다. 살아온 시대가 다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댁 식구들도 제 마음을 알아주셨어요.
연애 4년 만에 저희 둘은 결혼식을 올렸어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크게 싸우기도 했습니다. 결혼식 때 상영할 동영상을 제가 준비했는데 남편이 끊임없이 부족한 점을 지적하는 거예요. 준비하느라 힘들었는데 수고했다는 말 대신 지적을 당하니 기분이 상했어요. 그런데 남편 의견을 반영한 결과 결혼식 영상이 대박을 쳤습니다. 감동적이고 예쁜 영상이라며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풀어나가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신혼 생활 초기에도 많이 다퉜는데요, 이제는 거의 싸우지 않게 되었어요. 연애 초기보다 오히려 더 사랑하고 있어요. 배 속에 있는 아이도 함께 잘 키워보려고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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