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여가부장관賞 김지윤 학생

To. 유채꽃 같은 우리 할머니.

할머니. 안녕, 나 할머니둥이 지윤이야. 잘 지내지? 겨울 끝자락을 걸치고 변덕스러운 봄이 다가오고 있어. 할머니 생각이 더 많이 나는 요즘이야.

지금 생각해보면 할머니는 지금껏 내 삶의 기둥이야. 엄마 아빠가 일을 하니까 돌봐줄 사람이 없던 날 오래 돌봐줬잖아. 어깨랑 허리도 많이 아픈 우리 할머니! 나 키우느라 너무너무 고생했어. 철없던 어린 시절엔 운동회나 공개수업 때 다른 친구들은 엄마 아빠가 온 거 보고 부러워한 적도 있는 것 같고, 어떨 때는 내 마음을 이해 못 한다는 생각에 할머니가 미웠던 적도 있었던 것 같아. 그땐 아무것도 모르고 고집 피우고 할머니를 고생시킨 거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

어쩌면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던 어린 나를 할머니가 사랑으로 키워준 덕분에 나도 이렇게 많이 성장하게 된 거 아닐까? 지금에서야 할머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해줬는지 새삼 깨닫곤 해.

며칠 전에 독서실에서 나와서 집 올 때 나랑 전화한 거 기억나지? 할머니한테 내가 “나는 할머니 손녀이기에는 너무 부족한 사람인데 나를 왜 사랑해?”라고 물었었잖아. 사실 그때 중간고사가 일주일 남았을 때인데 공부를 많이 했는데도 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아서 많이 힘들었거든. 더 잘하려고 욕심 내다보니 스스로한테 많이 실망도 하고 지쳤을 때야. 컨디션도 안 좋고 아침부터 밤까지 독서실에만 있다 보니 많이 우울했나 봐. 그때 할머니가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 듯이 이 세상에 태어난 너를 사랑하는 것이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이야”라고 했었잖아. 그 말 듣고 많이 울었어.

지금 할머니가 예전처럼 날 직접 돌봐주진 않지만 할머니의 말 한마디에 내가 하루를 보내는 데 많은 용기를 얻어. 그날도 할머니 말에 마음 다잡고 해서 결국은 좋은 결과 만들어 낼 수 있었어. 요즘도 힘들 땐 할머니 생각 먼저 나고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

할머니! 내가 어릴 때 못 해줬던 것들 이제 다 해줄게. 할머니가 나를 위해 애썼던 그 순간들을 내가 다 기억하고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할머니가 나에게 줬던 사랑을 다 안겨줄게. 내가 다 그렇게 할게.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늘 건강하세요. 나한텐 이 세상에서 할머니보다 소중한 건 없어. 사랑해.

할머니를 사랑하는 손녀 지윤 올림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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