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만 보고 자랐고, 학교에서도 친구가 별로 없었어요. 대학 가면 좀 편해질 줄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았고, 졸업하니 취업준비를 위해 할 일은 더욱 많습니다. 얼마 전 연애를 하면서 내 마음을 털어놓고 이제 삶이 좀 나아지나 했는데 헤어지니 더욱 우울합니다.
남들이 빛나는 나이라고 하는 20대에 저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요? 20대도 이렇게 힘든데, 앞으로의 삶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뭘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고요. 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도 부모님은 저에게 만족하시거나 칭찬하는 일도 없으니 지쳐가네요. 앞으로 힘들어질 일뿐일 텐데, 당장 죽을 용기는 없지만 마흔 살쯤에는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65세 때 삶의 만족도 최고… 행복 위해 더 기다려볼 가치 있어
▶▶ 솔루션
20대가 마치 삶의 절정기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물론 젊어서 체력, 기억력, 건강, 미모 등으로만 가능한 일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20대가 절정인 분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억력은 20대 초반이 가장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막상 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25세가 넘어서야 성장을 합니다.
위기에 대한 대처능력은 50대에 더욱 발달하며, 노인의 경우 처음 배우는 것은 어렵지만 한 번 학습하면 완벽하게 배워서 잘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기능적인 측면이 행복과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젊은 나이가 모든 것에 좋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심리학이나 정신건강의학에서 인간의 인격이나 가치관이 청소년기를 지나면 완성되므로 생애 초기가 중요하다는 이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성인기에도 지속적으로 발달한다는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을 필두로, 성인기 이후에 삶도 바뀌고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애착관계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많이 바뀔 수 있습니다.
10대나 20대에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20대에 비해 40대의 행복도가 훨씬 높으며,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나이는 65세입니다. 물론 누구나 똑같지는 않겠지만요. 즉 삶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더 기다려볼 가치가 있다는 점이지요. 또 스무 살에서 마흔 살은 까마득하겠지만, 막상 돼보면 그렇게 굉장히 나이 든 것도 아니랍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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