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몬 북한인권보고관 "올해 1월 한파로 주민 동사 中 구금 중 탈북민들, 강제북송 중단돼야" 지적도
북한 당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전술핵 발사 시험 등 각종 군사 도발로 막대한 비용을 쓰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침해나 생활고는 처참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 가해 책임자는 국제적인 형사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다르면 엘리자베스 살몬(사진)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열린 52차 유엔인권이사회 특별보고관과의 상호대화에서 북한 주민 인권 실태에 관해 "식량과 약품, 보건에 대한 접근이 여전히 최우선 우려로 남아있다"면서 "지난 1월 한파로 주민들이 동사했다"고 밝혔다. 살몬 보고관은 "(북한) 여성들은 시장 활동 감소로 생계 수단을 잃었고, 주민의 정보 접근권과 이동의 자유권도 악화했다"며 "형사 기소 등 인권침해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사회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2020년 1월 이후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 등과의 국경을 봉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교역 축소로 경제난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요즘 하루 한 끼 먹을 식량이 없어 한지로 떠도는 꽃제비(노숙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주로 역전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빌어먹거나 훔쳐 먹으며 버티던 꽃제비들이 죽은 시체로 발견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9월 태풍과 홍수 피해를 입었던 황해도 속사리 지역의 옥수수 농장에서 한 어린이가 자기 키보다 큰 삽을 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평안도와 황해도 등 지방 교화소에서는 수십 명의 수감자가 집단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식량난으로 인해 교화소 배식이 열악해진 데다, 그나마도 관계자들이 이를 착복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통일부도 지난 달 21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대비 식량 생산량 자체가 감소한 데다, 식량 공급·유통 정책 변화로 분배에도 어려움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북한 내부의 인권 침해 뿐만 아니라 해외에 구금된 탈북자들의 인권 문제도 심각하다고 살몬 보고관은 지적했다. 그는 이날 "중국에 구금 중인 탈북민들이 북송될 경우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될 위험이 있다"며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따라 제3국에 의한 강제북송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미국과 일본 대표도 살몬 보고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중국·러시아·이란·쿠바 등은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다.
중국 대표는 탈북민 문제에 대해 "중국에 불법 입국한 북한인은 난민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판을 받은 당사국인 북한은 지난 2016년 유엔 인권이사회의 북한 관련 논의에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상호대화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