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각각 중국어본과 러시아어본 성명을 든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각각 중국어본과 러시아어본 성명을 든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중·러, 9개 항목 공동성명

러 우크라 철군은 언급없이
“美 독자제재 중단하라” 주장
“대만독립 반대” 中입장 지지

習, ICC의 체포영장 비웃듯
일대일로 포럼에 푸틴 초청
양국 대미 공세수위 더 강해져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공동성명은 사실상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았다. 대만과 우크라이나 등 미국 및 서방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안은 물론 핵무기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 북한 등 한반도 문제와 경제협력 방안 등 전 분야에서 미국 견해에 180도 배치하는 메시지를 내놨다. 뉴욕타임스(NYT) 기준 14개 협력 문서에도 함께 서명한 두 정상은 연내 중국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까지 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은 A4용지 15장 분량으로 9개 항목을 담았다. 우선 두 정상은 대만 문제로 포문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성명에서 “러시아는 대만을 중국 영토의 불가분 일부로 인정하고,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에도 반대한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중국 또한 러시아의 최대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위기를 통제할 수 없는 단계로 밀어붙일 수 있는 모든 조처를 중단하라”며 미국과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결정되지 않은 독자 제재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영국 BBC는 “종전까지 더욱 멀어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영국·호주의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의 핵잠수함 협력에 대해서도 “오커스 동맹이 핵잠수함을 만들기로 한 계획에서 비롯된 위험에 대해 우려한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나토도 주요 표적이었다. 이들은 “나토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군사안보 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역외 군사력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동성명은 앞서 2019년 양국 수교 70주년을 기념해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나 푸틴 대통령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찾았을 때 발표했던 성명과 비교해 미국에 대한 공세 수위가 한층 강해졌다. 2019년엔 ‘테러나 극단주의 등을 이용해 남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규탄한다’며 신장(新疆) 위구르족 탄압에 대한 서방 비판에 신경을 썼다면, 이번엔 전방위적인 미국 비난 메시지로 가득 채웠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에게 “올해 중국에서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포럼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미 CNN 등 외신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푸틴 대통령에게 방중 초청장을 보낼 만큼 두 정상이 서방의 압박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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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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