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DNA) 대조를 통해 14년 전 성폭행 범행이 드러난 40대가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간)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1)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 씨는 2008년 6월 20일쯤 사촌 동생 B 씨와 제주시청 인근 노상에 술에 취해 앉아 있던 피해자를 주변 숙박업소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저항하며 도망치려는 피해자를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범행한 혐의다. 함께 범행한 사촌 동생 B 씨는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경찰은 목격자가 없고, 현장에서 확보한 DNA와 일치하는 정보가 없어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미제 사건 현장에서 추출한 DNA를 재분석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A 씨의 DNA가 성폭행 피의자의 DNA와 일치하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A 씨는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2008년 6월 이후 다른 범죄로 입건됐고, 이 때 경찰이 DNA를 채취해 데이터베이스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로부터 이 사실을 통보받은 경찰은 다시 수사에 착수해 지난해 11월 30일 제주시 모처에서 A 씨를 검거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하지만, 경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A 씨 성폭행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사건 당시 DNA 채취 과정과 사건 기록 등을 살펴보는 등 보완 수사를 거쳐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결국 구속됐다.
A 씨 측은 이날 법정에서 공소사실과 관련한 증거를 모두 인정하면서 "피해자에게 배상하기 위한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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