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경찰이 정관계 고위 인사들을 대상으로 살해 음모를 꾸몄던 폭력조직원 9명을 붙잡았다. 법무부나 경찰은 이들의 범행 대상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브라질 권력형 부패 수사로 명성을 크게 얻은 법무부 장관 출신 상원 의원의 가족이 표적 중 하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G1과 CNN 브라질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를 비롯해 상파울루주, 마투그로수두술주, 혼도니아주, 파라나주 등 5개 지역에서 24곳을 급습해 9명의 폭력조직원을 붙잡았다. 경찰은 공직자와 법조인 등을 겨냥한 납치와 살해 등 범죄 모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해 수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체포 과정에 폭력조직원 은신처의 문과 벽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하는 등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집행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안드레이 호드리게스 브라질 연방경찰청장은 “여러 공공기관 종사자에 대한 위협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에 따라 헌법상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찰수사 결과, 이들은 브라질 권력형 부패 수사로 명성을 크게 얻은 세르지우 모루 상원 의원(전 법무부 장관·판사) 가족을 표적으로 범행을 모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모루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브라질에서 가장 강력한 범죄 조직(PCC)이 나와 아내 등에 대한 공격을 공모했다”고 밝혔다. 그의 부인은 호잔젤라 모루 하원 의원이다.
그는 연방판사 시절인 2014년께 ‘라바 자투’(Lava Jato·세차용 고압 분사기)라는 이름의 권력형 부패 수사를 이끌었고, 당시 전직 대통령으로서 수뢰 등 혐의로 기소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게 중형을 언도해 주목을 받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재임 때 법무부 장관에 오른 그는 연방경찰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사퇴했다.
모루 의원이 언급한 PCC는 ‘제1도시사령부’의 약자로, 공식 조직 같은 이름과는 달리 마약 밀매와 살인·납치 등을 일삼는 거대 폭력조직이다. 브라질 경찰도 이번에 붙잡은 9명이 PCC와 연관돼 있다며, 현직 검사도 테러 대상으로 삼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정환 기자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