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호텔, 다회용 비치했지만
“위생 괜찮나” 컴플레인 잦아
정부가 내년부터 중·대형급 호텔에서 일회용 칫솔, 치약, 샴푸, 세정제 등 일회용 욕실용품(어메니티) 사용을 규제하기로 하면서 호텔업계가 깊은 고심에 빠졌다. 대형 호텔 체인들은 객실에 대용량·다회용 용기(디스펜서)를 비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용품을 쓰면서 발생하는 위생 문제 등 고객 불만도 수시로 나오고 있다. 호텔업계는 일회용품 사용 절감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한국호텔업협회는 회원사를 대상으로 일회용품 사용현황 및 정부 규제에 따른 준비상황 실태 파악에 나섰다. 협회 관계자는 “어메니티 사용규제와 관련해 회원사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일회용 어메니티 지급이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텔 일회용 어메니티 사용 규제는 지난 2월 말에 객실 50개 이상인 숙박업체를 일회용품 사용제한 업종에 추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조치다. 그간 사우나나 목욕탕 등에서는 일회용품 무상제공이 제한됐는데 이번 법안 통과로 대다수 호텔이 내년부터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이미 대형 호텔들은 자체 개발한 디스펜서나 대용량 욕실용품을 비치하는 등 대응에 분주하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웨스틴조선 서울·부산, 레스케이프 등 지점에 욕실용품 디스펜서를 도입하고 연내 추가로 자체 개발한 대용량 어메니티를 배치할 계획이다. 호텔롯데도 시그니엘과 L7, 롯데시티호텔 등에 대용량 디스펜서 도입을 완료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책 변경에 따른 부작용과 고객 불만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디스펜서 세척 등 욕실용품 관리가 한층 어려워진 데다, 내용물을 짜서 가져가는 등 악성 고객에 의한 피해도 수시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어메니티를 구하려고 숙박을 하던 고객도 적지 않았는데 제품 제공이 어려워지면서 컴플레인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어메니티 용기를 생산하던 중소 업체들도 공급처가 끊겨 경영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위생 우려로 대용량 디스펜서 대신 근처 편의점에서 일회용품을 구매해 쓰는 이들이 늘어나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정부도 일회용 어메니티 사용 규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정책 연착륙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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