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 동행 취재
제주소년원생 5명, 멘토들과 손 잡고 올레길 완주
이원석 검찰총장, 함께 걸으며 소년들 격려
프랑스 소년범 교정 프로그램 ‘쇠이유(Seuil)‘에서 착안
제주=이현웅 기자
“밖에서 자유롭게 걸으니까 너무 좋네요. 다시는 사고 치지 말아야겠어요.”
소년원생 A 군은 제주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끼며 간만의 자유를 만끽했다.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그는 “너무 시원하다”며 출소 후 착실하게 살 것을 다짐했다.
또 다른 소년원생 B 군은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풍경이 이렇게 보니 너무 예쁘다”며 “사회에 나가서도 오늘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고 했다.
제주지검은 지난 24일 제 13회 ‘손 심엉 올레!(손 잡고 올레!)’ 행사를 진행했다. ‘손 심엉 올레!’는 자원봉사자들이 청소년과 함께 제주 올레길(26개 코스, 425㎞)을 걸으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 주는 선도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에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접 참석해 제주소년원에 재소 중인 소년 5명의 멘토가 되어 약 3시간 동안 올레길 13km를 함께 걸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소년원 등에 수감된 청소년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3개월 동안 2000km를 걸으면 석방을 허가하는 프랑스의 소년범 교정 프로그램 ‘쇠이유(Seuil)’에서 착안해 이원석 당시 제주지검장이 지난해 5월 도입했다.
행사 내내 이 총장과 나란히 걸었던 소년원생 C 군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좋은 경험이었다”며 올레길을 걸은 소감을 전했다. 이어 “총장님께서 ‘모든 인생엔 굴곡이 있다’며 ‘안 좋은 시기가 있으면 분명 좋은 시기도 온다’며 격려해줬다”고 했다. C 군은 “사회에 나가서도 오늘 행사를 기억하며 착실하게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소년원에서 검정고시를 통과한 그는 출소 후 대입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는 소년원생 B 군은 올레길을 걷는 내내 제주소년원의 제과제빵 선생님의 손을 잡고 걸었다. 제주소년원에서 매주 두 차례씩 제과제빵 수업을 듣는 B 군은 “선생님은 맨날 나만 혼낸다”며 “그래도 나중에 카페를 차리게 되면 선생님이 만든 빵도 팔겠다”고 말했다. 그는 “출소해도 선생님은 무조건 기억할 것 같다”며 멘토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마치며 제주지검은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손 심엉 올레!’를 체계화 및 제도화하고, 소년들이 바르게 성장해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소년 선도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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