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 글로리’ 하도영役 정성일
“과분한 관심‘이게 맞나’싶어”
“정성일은 몰라도 하도영은 아시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정성일(43·사진)은 하루 아침에 달라진 그를 보는 시선에 대해 이 같은 소감을 내놨다. 2002년 영화 ‘H’로 데뷔한 후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21년차 배우가 무명의 설움을 딛고 그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데 걸린 시간은 채 석 달이 되지 않았다.
지난 2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문화일보와 만난 정성일은 “너무 신기하다. 매일 다니던 길을 가는데, 이제는 모자와 마스크를 써도 알아보신다. 7세 아들의 유치원 수영 선생님이 사인을 부탁하더라”면서 “정성일은 몰라도 하도영이라는 이름은 기억하신다. 너무 과분한 관심을 주셔서 ‘이게 맞나’ 싶다”고 털어놓았다.
정성일은 극 중 학교폭력 가해자의 우두머리 격인 박연진(임지연 분)의 남편 하도영 역을 맡았다. 완벽한 사회적 입지와 가정을 꾸린 인물이었으나 아내의 학폭 가해 사실이 알려지며 일상의 붕괴를 맞게 되는 인물이다. 극 중 ‘나이스한 개××’라고 그를 칭한 수식어는 유행어가 됐다. “작가님이 명확하게 말씀을 안 해주셔서, 그 의미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겉으로는 나이스해 보이지만, (은근히 상대를 무시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스한 쪽에 가까웠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본 리딩 후 잘릴 것 같았다”는 정성일. 하지만 김 작가는 드라마 ‘비밀의 숲2’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 처음부터 그를 하도영 역으로 낙점했다. 김 작가의 예상은 적중했다. 하도영은 ‘더 글로리’에 딱 들어맞는 퍼즐 조각이었고, 이 작품이 공개된 후 각종 CF 및 작품 출연 제안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작품 속 하도영처럼 좀처럼 들뜬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정성일은 “연예인 병 걸릴 나이도 아니고, 건방 떨 것도 없다. 가끔 집에서 아내가 ‘하도영 씨’라고 부르면 ‘왜 그래?’라고 웃고 만다”면서 “좋은 작품에 참여한 배우로서 조금의 인지도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빙그레 웃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