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일 전 의원 등 각계 원로들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일 전 의원 등 각계 원로들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만 탄신 148주년’…김용균 4월회 회장 등 50여명 참배
한화갑 “존경받는 지도자상 만들어야… 참배 계기로 국민 화합 이뤄내자”
이영일 “이승만은 국민 섬긴 대통령… 4.19세대가 앞장서 갈등 역사 청산”
박범진 “정치적 책임보다 오늘의 대한민국 있게 한 건국 공로가 훨씬 크다”



4·19 민주화 혁명을 이뤄낸 주역과 각계 원로들이 이승만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대통령 탄신 148주년인 2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4·19 주역들이 건국대통령 우남(雩南)의 묘역을 찾아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남 탄신 제148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참배 행사에는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균 4월회 회장, 변호사인 안동일 전 4월회 회장을 비롯, 한화갑·이영일·박범진·김봉조 전 의원,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 이인호 전 KBS 이사장 등 4·19 세대 주요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화갑 전 의원 등등 각계 원로들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화갑 전 의원 등등 각계 원로들이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화갑 전 의원이 참석했다. 한 전 의원은 참배 후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하야할 때 낸 성명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며 “국민이 물러나라고 하니까 물러나겠다는 그 말.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민의를 존중하는 대통령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마지막에 국민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일생을 끝냈지만, 평생을 조국의 독립, 6·25 전쟁 이후 한미방위조약으로 안보를 확보하는 등 치적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박사 탄신 제148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 처장은 기념식 팜플랫의 사진에 대해 젊은 시절 이승만 대통령의 영상을 기초로 디지털 인물을 제작한 인공지능 기반 첨단조작기술(딥페이크) 영상이라며 설명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박사 탄신 제148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 처장은 기념식 팜플랫의 사진에 대해 젊은 시절 이승만 대통령의 영상을 기초로 디지털 인물을 제작한 인공지능 기반 첨단조작기술(딥페이크) 영상이라며 설명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제공


한 전 의원은 “앞으로 우리는 과거에 어느 정당, 계파에 속했느냐를 따지기보단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통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 민족이 훌륭한 민족이라는 걸 세계에 자랑하기 위해선 국내에서 우리가 다 같이 받드는 지도자상을 만들어 내야 한다. 혹여 5년간 아무것도 안 한 대통령이 있다면 그건 국민의 책임”이라며 “이번 참배를 계기로 새로운 정치 문화의 창출, 그리고 국민 화합을 위한 마음 속으로부터의 운동이 전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4·19 혁명을 이끈 주역 중 한명으로, 당시 서울대 3학년 학생이었던 이영일 전 의원은 “우리가 정말 감사해야 할 분이 이승만 박사라는 것을 4·19 당시에는 몰랐다”며 “이제는 4.19 세대와 이승만 전 대통령 사이에 있던 마음의 간극을 완전히 씻어버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서 참배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독재자가 자기 목숨과 정치권을 일치시켰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민 뜻에 따라 정권을 내려놓고 화해함으로써 공명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했고, 다시금 민주공화국이 지속됐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남아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건국 대통령에게 씌워진 독재 프레임을 벗겨드리고 존경과 사랑을 받는 지도자로 만들어보자는 화해의 뜻, 국민적 화해의 차원에서 4·19 세대가 먼저 참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과 함께 4·19 혁명을 주도한 박범진 전 의원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저지른 건 아니지만 대통령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면할 수 없었다. 다만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건국 대통령의 공로는 훨씬 더 크다고 본다. 그 공로를 외면해선 안 된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그동안 낮게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그분의 건국 공로, 그리고 6·25 전쟁 이후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지난 70년간 한반도에 평화를 유지한 공로는 굉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4·19 당시 대학교 1학년이었던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은 “영호남부터 세대·계층 간 여려 갈등이 있지만 우리 역사의 큰 물줄기에서 보면 이승만과 4·19는 벌써 화해를 했어야 될 일이었다. 진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이젠 갈등으로 갖고 갈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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