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 6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안전관리 어떻게

정부, 12년째 농·수산물 규제
허용 식품은 더 치밀하게 분석
‘핵종 검사 증명서’ 추가로 요구
정밀분석시간 1800초 → 1만초
방사능 검사 현황 매일 공개돼




50대 전업주부 최모 씨는 최근 냉동고를 한 대 살까 고민 중이다. 조만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식구들이 자주 먹는 멸치와 갈치, 고등어, 전복 등 수산물을 방류 전에 미리 사서 냉동고에 쟁여놓아야 하나 싶어서다. 최 씨는 얼마 전 불안한 마음에 천일염도 여러 포대를 사서 다용도실에 쌓아뒀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바다에 방류된 이후에는 수산물 소비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고심하고 있다. 평소 장을 볼 때 일본산 수산물을 사지 않지만,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된 생선을 먹게 되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오는 6월 무렵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수산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이 바다에 방류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약 132만t이다.

학계는 후쿠시마 바닷물이 제주 해역으로 오는데 4∼5년 걸린다고 내다봤지만 소비자, 어민, 상인들의 불안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에 오염된 생선이 잇따라 잡히면서 이미 원전 오염수가 바다에 유입된 탓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오염수 유출이 원인이라면 몇 년 후 한국 바다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일본산 식품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정부가 수입규제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국민적 우려에 대비해 일본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 기준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왔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12개국 중 유일하게 핵종 검사 증명서를 추가 요구하고 있고, 방사능 정밀 분석 시간도 1800초에서 1만 초로 늘리는 등 감시망도 넓혀가고 있다.

식약처는 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해 ‘수입 전 단계’와 ‘수입 통관 단계’로 이중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재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아오모리(靑森), 미야기(宮城) 등 8개현 모든 수산물과 15개 현 농산물 27개 품목은 수입 금지돼 있다. 수입 금지된 농산물은 지역(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버섯, 쌀, 차, 고추냉이, 팥, 대두, 고사리, 미나리, 죽순, 오가피 등이 해당된다.

수입이 허용된 일본산 식품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발급한 생산지 증명서 또는 방사능 검사 증명서를 받은 후 수입 건마다 방사능(방사성 세슘, 요오드)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방사성 세슘에 대한 국내 기준은 미국과 유럽연합(EU),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견줘 10배가량 높다. 국가별 방사성 세슘 기준을 살펴보면 한국은 ㎏당 100베크렐(㏃)인 반면 미국과 EU, CODEX는 각각 1200㏃, 1250㏃, 1000㏃이다.

방사능 검사에서 기준치 이하로 검출돼도 스트론튬과 플루토늄 등 17개 추가 핵종 증명서를 요구받게 된다. 만약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는다면 해당 식품은 모두 반송·폐기 조치된다. 이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전 세계 12개국 중에서 한국 정부만 유일하게 취하는 조치다.

방사능 검사 기반도 순차적으로 강화했다. 식약처는 지난 2021년 방사능 정밀 분석 시간을 1800초에서 1만 초로 늘려 검사 결과 정밀성을 끌어올린 바 있다. 방사능 분석 장비도 지난해 39대에서 올해 2대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지난 3월 2일까지 일본산 가공식품과 농축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는 총 37만3987건 실시됐다.

이중 방사능 불검출은 전체의 99.9%인 37만3629건이었다. 미량 검출은 0.1%로 358건이다.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한 수입식품은 없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준치 이하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스트론튬 등 기타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추가 제출토록 요구하며 미 제출시에는 모두 반송·폐기 처리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핵종 검사 증명서를 추가로 제출한 사례가 없었고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수입식품도 모두 반송·폐기 조치돼 국내에 유통·판매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일본산 식품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정책 소통 행보도 펼치고 있다. 2020년 10월부터는 수입식품 방사능 정보 제공을 위한 누리집(http://radsafe.mfds.go.kr)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방사능 정보(방사능 일반, 생활주변 방사능 등) △식품방사능안전관리(수입·국내유통 식품, 일본산 식품 대응 현황) △식품방사능검사현황(통관제품 조회, 검사통계 등)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식품방사능검사현황은 매일 공개된다. 원전사고 이후 검사한 누적자료도 매주 금요일 확인할 수 있다.

■ 2019년 WTO 상소 판정따라… 日 후쿠시마 등 8개현 모든 수산물 수입 금지

정부, 검역 주권 지키고
제도적 안전망 계속 유지


일본 수입식품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현재 일본산 식품 수입을 규제하는 국가와 지역은 한국,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 5곳이다. 유럽연합(EU)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러시아 등 7개국은 일본산 식품에 대해 방사능 검사 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WTO) 소송 승소에 따라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WTO 상소기구는 “후쿠시마(福島) 등 일본 8개 현 수산물을 수입 금지한 조치는 타당하다”는 판정을 내려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WTO의 분쟁 해결 절차는 2심제인데 이는 1심 판정 결과를 뒤집은 결과였다. 한국 정부는 2018년 1심인 분쟁해결기구패널에서는 패소하고 최종심인 상소기구에서 이겼다. 당시 상소기구는 “식품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본의 특별한 환경적 상황 등도 고려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사고 탓에 일본의 바다 환경이 위험해졌기 때문에 수입규제 조치가 필요하다는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 일본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은 계속 수입이 금지되고 있으며, 일본산 식품에 대한 매건 검사 및 증명서 첨부 등 수입규제 조치도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검역 주권과 방사능 식품에 대한 제도적 안전망을 계속 유지하고 보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 현 등 일본 8개 현 수산물 50개 품목을 수입 금지했다. 이후 2013년 원전 사고 복구 현장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자, 수입 금지 품목을 8개 현 모든 수산물로 확대했다. 이에 일본은 WTO 협정이 금지한 ‘부당한 수입 제한 조치’에 해당된다면서 2015년 WTO에 한국을 제소했다. 고등어, 대구, 멍게 등 2014년 이후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지 않은 28개 품목에 대해 수입 금지를 풀라는 취지였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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