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워인터뷰 -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밥쌀의 새 대안 ‘가루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금도 입버릇처럼 “윤석열 정부 초대 농식품부 장관으로 오지 않았으면 가루쌀은 묻힐 뻔했다”고 말한다.

가루쌀을 밥쌀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이를 정책으로 추진하는 주역이 바로 정 장관이다. 그만큼 가루쌀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그가 박근혜 정부에서 농촌진흥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청내 연구원들이 개발해낸 돌연변이 품종이 바로 가루쌀이다.

쌀은 밀가루와 달리 가루로 만들기 위해서는 물에 불려야 한다. 이런 가공절차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든다. 또 일반 밥쌀로 빵을 만들면 밀가루 빵과 같은 식감이 나지 않아 소비자들도 찾지 않았다. 하지만 가루쌀은 밀과 같은 질감으로 곧바로 분질이 가능하고 밀가루와 거의 유사해 빵으로 만들었을 때 식감도 좋다. 가루쌀을 재배할 경우 밥쌀 재배면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수급 균형을 통해 폭락하는 쌀값을 방어할 수 있는 작물로도 기대가 컸다. 이후 정권이 바뀌고 그 역시 청장 자리에서 물러나며 가루쌀 장려책은 이내 묻히고 말았다.

장관이 된 지금 쌀 과잉문제로 고심하던 윤석열 정부에 정 장관은 캐비닛에 잠자던 가루쌀 정책을 내놨다. 가루쌀을 밥쌀의 대안으로 삼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지난 22일엔 올해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을 수행할 식품업체 15개소와 제품 19개를 선정했는데 이 사업의 경쟁률이 7.2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올해 가루쌀 제품 개발 지원사업에는 국내 대표 식품기업도 참여한다. 농심과 삼양식품·하림산업은 각각 라면에 가루쌀을 사용해 시제품 개발에 나섰다. 정 장관은 “가루쌀은 정말 신이 주신 선물 같다”며 “가루쌀 수요가 늘어난다면 지금의 밥쌀 과잉문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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